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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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추락해 85명이 사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활주로에 특수거품 '폼'을 깔지 않은 이유 △ 대체 활주로를 알아보지 않은 이유 △연료 소진 여부 등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방당국은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여객기에 탑승한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여객기 꼬리 쪽에서 구조된 2명은 22세 남성과 25세 여성으로 모두 승무원으로 확인됐다.
여객기는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가 작동되지 않은 상황에서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내 담벼락 등과 충돌하며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동체 착륙 시 활주로에 '폼'이라고 불리는 특수 거품이 뿌려지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우주학과 A교수는 "동체 착륙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항 측에 준비를 시킨다"며 "소방차는 폼을 활주로에 뿌려 안전하게 비행기가 내려 충격이 덜 가게 한다. 그런 상태도 아닌데 왜 동체 착륙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19년 비행 경력의 현직 여객기 조종사 B씨 역시 "활주로에 폼이라고 해서 비행기 충격이 덜 가도록 미리 깐다고 알고 있다"며 "당시에 시간이 부족했던 건지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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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 착륙 당시, 긴 활주로를 왜 선택 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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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9시 7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과정에 불시착, 항공·소방 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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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 착륙 당시에 긴 활주로를 이용하지 않은 것도 의문점 중 하나다. B씨는 "무안공항은 활주로가 길지가 않다"며 "당시 동체 착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더 긴 활주로를 찾아서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항 충청대 항공자동차모빌리티학과 교수는 "활주로를 보면 끝단에 착륙을 하는 착륙대가 있고 항공기가 미끄러질 때 안전 구역을 확보하게 되어 있다"며 "무안공항의 전체 사이즈와 항공기가 내렸을 때 안전 구역이 확보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항공기가 착륙하게 되면 조종사들이 기체가 손상이 안되게끔 상당히 비행기를 안전하게 내려준다"며 "이번에도 조종사는 동체가 피괴될 수 있는 것을 감안해 최대한 미끄러지듯 내려간 것 같다. 그러다보니 예상보다 많이 미끌려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당시 랜딩이 없어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다 보니 (예상보다) 훨씬 많이 앞으로 나갔을 것"이라며 "활주로에 동체가 끌리기 때문에 속도가 줄긴 주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미끌려 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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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과정에서 연료 소진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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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불시착 관련 사고 뉴스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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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과정에서 연료 소진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문제다. 일각에서는 동체 착륙 1차 시도를 한 이후에 또 다시 2차 시도 때 착륙을 감행한 것을 보면 비행기 연료가 다 떨어졌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 교수는 "항공기 연료가 어느 정도 있었는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컨트롤이 되는 상태라면 연료를 버린 상태에서 내렸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며 "관제탑과 조종사 교신 내용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연료가 남은 상태에서 착륙하면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상식적인 조종사라면 연료를 거의 다 쓴 상태에서 동체 착륙을 하게 된다"며 "조종사도 해볼 것은 다 해보고 도저히 안되니까 착륙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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