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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결함? 짧은 활주로? 전문가가 본 사고 원인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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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조류 충돌 가능성

짧은 무안공항 활주로..."비상착륙에 맞지 않아"

엔진 결함 가능성도...화재로 인한 랜딩기어 결함

현직 파일럿 "새 충돌만의 일 아냐...복합적 원인 작용 추정"

무안공항 추락 여객기는 보잉737-800…15년된 최신 기종

세계일보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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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한 여객기 사고 원인을 두고 복합적인 환경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전문가들 대다수가 새 충돌 가능성을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 충돌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 착륙을 하던 중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특히 무안공항의 활주로가 짧아 비상착륙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조류 충돌 가능성

공항 당국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났다.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한 사고 여객기는 1차 착륙을 시도하다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해 다시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가 났다.

동체 착륙을 시도한 항공기는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공항 끝단 구조물과 충격 후 동체가 파손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해당 항공기는 바퀴에 해당하는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않은 상태였다.

랜딩기어 고장의 원인은 현재까지 조류 충돌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류가 랜딩기어 내려오는 곳에 들어왔다든지, 아니면 전기신호를 랜딩기어가 받지 못하는 기계적인 결함인지 가능성이 여러가지"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무안공항에서 승객 175명 태운 항공기 착륙 중 추락사고.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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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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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 짧은 무안공항 활주로..."비상착륙에 맞지 않아"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약 2.8km로, 이는 인천국제공항(3.7km)과 김포국제공항(3.6km)보다 짧다.

이번 사고처럼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는 등 비상상황이 발생할 때 활주로가 착륙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현재 무안공항은 활주로를 360m 연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 교수는 "무안 공항의 경우, 활주로가 다른 곳보다 워낙 짧다. 그래서 동체착륙을 하면 정상착륙 때보다 더 멀리 갈 수 있는데 활주로가 짧아서 벽에 부딪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무안공항에서 승객 175명 태운 항공기 착륙 중 추락사고.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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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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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기체 결함 가능성도...시동꺼짐 등 증언도

이와 함께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목격자들은 추락전 항공기 오른쪽 엔진 후미부분에서 화염이 솟구쳤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해당 항공기가 착륙전 상승과 하강을 계속 반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 교수는 "엔진 자체 결함에 의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엔진 한쪽에 새가 충돌하면 거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랜딩기어 내려오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비행기는 이틀전 승객들이 탑승하던 중 시동 꺼짐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27일 사고 여객기인 제주항공 7C2216편을 이용했던 한 승객은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시동이 몇 차례 꺼지는 현상이 있었다”며 “승무원에게 이야기했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승객들도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비행기는 그대로 운항했다”고 밝혔다.

한 현직 파일럿 A씨는 "랜딩기어 결함이 생길 경우, 수동으로 작동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조차 작동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새 충돌이 아닌 기체 결함 등 복합적인 원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관제탑과 기장이 교신한 내용을 파악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무안공항 추락 여객기는 보잉737-800…기령 15년

이번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보잉737-800모델이다.

사고 기종은 189좌석을 갖춘 737-8AS로 2009년 8월 제작됐다. 비행기 기령은 15년된 비교적 신형이다.

이 때문에 여객기 노후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소방청은 최고 등급인 비상대응 3단계를 즉시 가동하고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에 나섰다.

경찰과 항공 당국은 활주로 길이와 항공기 정비 상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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