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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탑승객 "새가 날개 껴 착륙 못해, 유언해야 하나"…문자 뒤 연락두절 [무안 제주항공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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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여객기가 착륙 중 외벽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여객기가 조류 충돌로 착륙을 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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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여객기가 추락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비행기 탑승객과 가족이 사고 직전 나눈 메시지를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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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 전남소방=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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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에 따르면 이날 무안공항에서 해당 여객기에 탑승한 가족을 기다리던 A씨는 취재진에 “가족으로부터 항공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끝으로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탑승객 B씨는 오전 9시 A씨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을 못하는 중”이라고 연락을 남겼다. "언제부터 그랬느냐"는 A씨의 물음에 B씨는 1분 뒤 “방금, 유언 해야 하냐”고 문자를 보냈고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새 떼와 충돌 후 엔진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였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사고 당시 공항 인근 바닷가에서 낚시하던 정모(50)씨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에 착륙하려고 하강하던 중 반대편에서 날아온 새 무리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씨는 일부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듯 2∼3차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엔진에서 불길이 보였다고 증언했다.

현재 탑승객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공항 진입은 완전히 통제된 상황이다. 이에 곳곳에서 가족들과 경비인력과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C씨는 “어떤 상황인지 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생사 확인이 안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D씨는 “아내와 처제가 사고 비행기에 탑승한다고 어제 출발하기 두 시간 전에 연락이 왔는데 연락이 안된다”며 “누구도 생사를 확인해 주지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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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기종은 제주항공 B737-800이다.이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은 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이다.

사고 항공기는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 1차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해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가 났다. 동체 착륙을 시도했으나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를 지나 공항 구조물과 부딪친 뒤 동체가 파손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이 항공기는 반파됐다.

동체착륙을 시도한 이유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추정된다. 랜딩기어 고장의 원인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때문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32대 80명의 소방력을 출동시켜 9시 46분쯤 화재를 초기 진화했다.

오전 11시 30분 기준 탑승객 중 47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승객 1명과 승무원 1명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당국은 현장에 사망자 임시안치소를 설치했다.

경찰청은 무안공항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 지역에 갑호 비상을 내리고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갑호비상이란 경비 비상 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다. 경찰관들은 연가가 중지되고 가용경력 100%가 동원된다. 지휘관·참모는 사무실이나 현장에 위치해야 한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날 이날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내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이번 사고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탑승자 가족 문의와 홍보센터 등 연락처도 함께 기재했다. 탑승자 가족은 예약번호와 탑승 일자, 성함 등을 기재하면 확인할 수 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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