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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저축금리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올려…은행의 ‘엇박자’ 왜? [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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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4년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전월比 저축금리 0.02%p↓, 대출금리 0.09%p↑

주담대 금리는 4.05%→4.30%로 올라

차주들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 체감 어려워

은행들 대출관리 위한 가산금리 인상 ‘시차’ 영향

헤럴드경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챗GPT를 활용해 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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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김벼리 기자]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은행이 새해 가계대출 총량 재설정을 앞두고 대출 문턱을 하나둘 낮추고 있지만 차주들은 좀처럼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이 예·적금 금리는 슬금슬금 내리고 있어 예대금리차로 손쉬운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은행의 ‘2024년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1월중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35%로 전월대비 0.02%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연 4.76%로 전월대비 0.09%p 상승했다.

저축성 수신금리의 경우 순수저축성예금 0.01%p 하락, 시장형금융상품 0.03%p 하락으로 각각 나타났다.

대출금리는 기업대출 0.05%p 상승, 가계대출은 0.24%p 상승으로 각각 집계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이로써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는 1.41%p로 전월대비 0.11%p 확대됐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 예금은행의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전월(4.05%)대비 0.25%p 오른 4.3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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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 은행들이 저축금리는 내리면서도 대출금리를 인상해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가 확대됐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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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통계치도 유사한 양상이다. 지난 11월 신규 취급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주담대의 평균 금리는 4.48~4.63%로 집계됐다. 이는 10월(4.25~4.46%)보다 상단 기준 0.17%포인트(p) 오른 수치로 4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일반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도 10월 4.97~5.90%에서 11월 5.24~6.54%로 상단 기준 한 달 만에 0.64%나 올랐다.

반면 이들 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3.27~3.41%로 10월(3.16~3.45%)보다 상단 기준 0.04%p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변동을 반영하면서 두 달 연속 내린 것이다.

예금 금리가 떨어지는 와중에 대출 금리만 오르면서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1.40%p로 전월(1.26%p)보다 더 벌어졌다.

이러한 금리 ‘엇박자’는 은행권의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한 가산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한다. 은행이 연초부터 급증한 가계대출 조절을 위해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를 높여 신규 대출을 억제해 왔던 흐름이 11월까지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내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물 은행채 금리(AAA·무보증)는 지난 10월 초 3.16%에서 11월 말 2.97%로 하락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에서 3분기까지 가계 대출이 많이 나가다 보니 연말까지 공급을 제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였다”면서 “지난 3~4개월간 대출 금리가 오른 이유에는 이런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금리를 산정할 때 시장금리 흐름을 충실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은행권에 주문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신규 대출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조금 더뎠다”면서 “두 번째 금리인하 이후에는 감독당국도 협조를 구하고 있어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다음달부터는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분위기다. 김 팀장은 “고정형 주담대의 조달 원가인 은행채 금리가 11월 대비 12월 낮아진 데다 내년부터는 은행이 가계대출을 새로 시작하면서 대출금리 인하 면에서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하고 있어 시차가 다소 있더라도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은행이 새해를 앞두고 각종 취급 제한을 완화하며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대출 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흐름을 민감하게 보고 있는 만큼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장 금리 경쟁에 나서진 않겠지만 대출 한도 여력이 커진 만큼 고객 모집에 적극 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주담대의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다른 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취급 제한을 없애고 생활안정자금 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높인다. 또 유주택자의 수도권 소재 목적물에 대한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을 해제하고 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갈아타기도 다시 취급하기로 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오는 30일부터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4종 판매를 재개하고 내년 1월 2일 실행 건부터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다시 취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17일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높였고 주담대 모기지보험 취급과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 등도 재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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