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리고 자기 팔 절단한 20대 법정 구속

1심서 징역 1년2개월 선고…검찰·피고 모두 항소

ⓒ News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20대 남성이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의 팔 부위를 스스로 절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29)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0년 12월 21일 오후 충남 아산시 모처에서 정육 가공 전기기계 절단기로 자신의 왼쪽 팔 부위를 절단하는 고의사고를 내고 보름여 뒤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해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고의사고 뒤 2021년 1월 6일쯤 보험사에 '정육 가공 중 좌측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며 보험금을 청구, 그해 11월 10일쯤 보험사로부터 6000만 원을 받는 등 보험사들을 통해 총 1억 8040만여 원을 수령했다.

공소장엔 A 씨가 보험사들로부터 5억 7000만 원을 더 챙기려고 했으나, 보험사들이 고의사고란 이유로 지급을 거부해 받지 못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반면 A 씨와 그 변호인은 이 사건 재판에서 '우연한 사고에 불과할 뿐 고의로 발생시킨 사고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은 "20대 나이에 왼 팔뚝을 절단당하는 고통과 후유장해를 무릅쓰며 사건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며 "우족이 톱날에 끼어 움직이지 않자 이를 빼내려고 앞뒤로 흔들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박 부장판사는 "톱날 사이에 둔 우족 양쪽 끝을 양손으로 각각 잡고 수직으로 밀거나 당기면서 빼는 게 안전하고 상식적인 대처로 볼 수 있다"며 "피고인처럼 우족 한쪽 끝만 양손으로 잡고 강한 힘을 준 경우 부상 등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수년간 동종업무에 종사해 어느 정도 숙련된 경험을 가진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 변소와 같은 대처방식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족은 무조건 잘리고 톱날이 무딘 것도 아니었다는 마트 정육팀장 증언 등과 피고인 변소가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박 판사는 또 A 씨가 △2020년 11월 12일쯤 5개 보험, 그해 12월 2일쯤 2개 보험에 가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난 점 △알던 보험설계사에 먼저 연락해 '상해후유장해 담보보험에 많이 가입하고 싶다'고 밝히고, 이렇게 가입한 각 보험으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7억 5000만 원 이상인 점 △월수입이 약 350만~400만 원이고, 금융권‧지인 채무가 1억 원 정도인 상황에서 사건 각 보험에 집중 가입해 월 25만여 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한 점 △오른손잡이인 점 △절단 팔뚝의 접합수술이 비교적 적시에 이뤄질 수 있었던 점 △아무도 보지 않는 가운데 보험설계사에 설명했던 보험 가입 이유처럼 사고가 난 점 등을 고의사고로 판단하는 이유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A 씨 측과 검찰 모두 1심 선고 뒤 항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이 사건은 춘천지법 제1형사부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skh8812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