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설립…이마트 보유 지마켓 지분 현물출자
구체화된 전략 없어 소비자 의문 증폭…반중감정·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영향
광주 서구 상무지구 이마트 전경.2019.11.9/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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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이마트(139480) 주가가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와 전략적 동맹을 맺는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데, 여기에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지마켓 지분을 현물출자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지닌 반중(中) 감정과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마트, 하루 만에 10% '뚝'…중국과의 협력에 소비자 우려 심화
이마트는 지난 27일 전거래일 대비 9.8%(7400원) 떨어진 6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26일에는 7만6000원 선을 터치했으나, 27일 하루 만에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하락세는 외국인이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은 이마트 주식 1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약 77억원어치, 기관이 약 64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 간 협력 소식이다. 신세계는 지난 26일 장마감 이후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2025년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에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되며, 두 회사는 지금처럼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와 알리바바 측은 각각 50%씩 현물출자한다. 신세계는 이마트 등이 보유한 지마켓 지분 100%를,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로부터 지마켓 지분 80.01%를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초반에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지마켓은 2022년, 2023년 연달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신세계와 이마트는 중국 자본에 지마켓을 태우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중감정에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개인정보 유출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으며, 이로 인해 모회사 알리바바닷컴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소비자 반응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우려는 주가에 곧바로 반영됐다.
"시너지에 대한 구체화 전략 내놔야…소비자 설득 필요"
증권가에서는 신세계와 이마트가 중국과의 협력 방향에 대한 구체화된 전략을 내놔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야 부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극복하고 주가 상승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오픈마켓 형태인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명확한 시너지 전략을 떠올리기는 어렵다"며 "공시에 기재된 '지마켓 셀러의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나, '지마켓 플랫폼 고도화' 등만으로는 합작법인이 온라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공시를 통해 제시한 전략은 이미 쿠팡 셀러들이 이용 중인 전략이기도 하다. 현재 쿠팡 셀러들은 쿠팡을 통해 대만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구체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향후 이마트와 알리바바가 공시에 기재된 내용 이외의 시너지 전략을 수립하는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협업 관계를 가져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도 "시너지를 가시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아직 제시되진 않아 당장 이마트의 손익 영향을 확인하긴 어렵다"고 했다. 단, "이커머스 경쟁 심화의 주체 중 한 곳과 직접 합작한다는 점에서 그 방향성은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고 밝혔다.
다만 '적자투성이' 지마켓을 덜어낸다는 점에서 이마트의 실적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실적에 부담이 되던 지마켓의 실적이 이번 딜로 인해 연결 실적에서 빠지게 된다면,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짚었다.
단, "중국 자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형성될 수 있어 이마트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게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으로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이마트 및 합작법인은 소비자들에게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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