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채널의 매체화 / 출처 : 클라코퍼레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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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변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진화하고 있다. 클라코퍼레이션의 최신 리포트는 이 변화의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들이 4,0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함께 일하며 얻은 통찰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정성적 가치를 넘어 정량적 성과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첫 번째 주목할 변화는 대형 인플루언서의 퇴조다. 구독자 10만 이상 인플루언서 활용 비율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감소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가'가 아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행동했는가'에 주목한다. 마케팅의 목표가 '인지'에서 '전환'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시장의 한파가 자리잡고 있다. 전반적인 예산 축소 속에서 기업들은 더 이상 막연한 '인지도 향상'을 목표로 할 여유가 없다. '탐색'과 '결정' 단계에 집중하는 것이 새로운 전략이 되었다. KPI 역시 단순 '조회 수'에서 '클릭 수', '전환 수'로 진화했다. 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더 이상 '보여주기식 마케팅'이 아닌 '실질적 성과 창출의 도구'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변화는 더욱 흥미롭다. 인플루언서가 '셀럽'에서 '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인플루언서는 단순히 유명인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하나의 독립된 미디어 채널로 자리잡았다. 시청자의 연령, 성별, 시청 지속 시간 등 세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 효율을 측정하고 예측한다. 이는 전통적인 미디어 렙사의 역할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MCN의 역할 변화다. 기존의 MCN은 단순히 인플루언서를 관리하고 중개하는 역할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수천, 수만의 멀티 매체를 소화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 미디어 렙'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각 브랜드의 목표와 예산에 맞는 최적의 인플루언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성과 지표를 바탕으로 캠페인을 관리한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숏폼 콘텐츠의 부상이다.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숏폼 비즈니스 문의는 7배나 증가했다. CPM 효율성은 롱폼 대비 평균 5배 높다. 이는 우리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긴 호흡의 영상보다 짧고 강렬한 순간이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숏폼의 강세는 단순한 형식의 변화를 넘어선다. 그것은 콘텐츠 생태계 전반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의미한다. 시청자들의 주의 집중 시간이 짧아지고, 정보 습득 방식이 파편화되면서,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숏폼은 이러한 변화된 환경에 가장 적합한 형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것은 전환 추적의 중요성이다. 과거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모호한 영역이었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추상적 목표 아래, 구체적인 성과 측정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클릭률(CTR), 전환율, 투자수익률(ROAS) 등 구체적인 지표로 성과를 측정한다. P1에서 P2로 갈 때 전환율이 14%에서 33%로 증가했다는 식의 데이터가 이를 입증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매체비 효율화 경향이다. 메가 인플루언서(구독자 50만 이상)에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구독자 1천 이상)로의 수요 이동이 뚜렷하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ROAS 기반의 합리적 의사결정이다. 실제 데이터는 더 작은 규모의 인플루언서가 종종 더 높은 전환율을 보인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러한 변화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계 전반의 프로페셔널화를 촉진하고 있다. 과거의 '감'과 '경험'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일반화되고 있다. 광고주들은 더 이상 막연한 기대나 추측에 의존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수치와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리포트는 마지막으로 이런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트렌드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경기 침체와 마케팅 예산 감소는 오히려 이런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더 정확한 타겟팅, 더 명확한 성과 측정, 더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요구되는 시대.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이제 새로운 장(章)을 열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미래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은 더욱 정확한 예측과 최적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기술적 진보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진정성'의 가치다. 아무리 정교한 데이터와 기술이 있더라도,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진정성 있는 콘텐츠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진정한 도전은 이 두 가지, 즉 과학적 정확성과 인간적 진정성의 균형을 찾는 것이 될 것이다.
글 : 김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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