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상징 사전1 바버라 워커 지음, 여성상징번역모임 옮김, 돌고래, 1만6800원 |
세계적인 신화·민담·종교 전문가이자 패턴 연구자이며 페미니스트인 바버라 워커(94)의 역저 ‘상징과 성물의 여성 사전’(원제)을 주제별로 나눠 총 4권으로 번역한 책의 첫 두 권. 1권은 원형·선형·삼각형(세 방향), 사각형(네 방향), 다각형(다방향) 등 다양한 기호와 문양을, 2권은 신성한 사물, 일상의 물건, 각종 의례, 신적인 존재, 초자연적 존재 등을 다뤘다.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특별한 의미를 담아온 여러 상징과 사물, 초월적 존재의 기원과 심층적 의미를 알려준다. 가부장적 남성지배 역사에서 축소, 변질되거나 감춰졌던 ‘여성적’ 의미를 낱낱이 근본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기호와 상징을 다룬 다른 책들과 차별성이 뚜렷하다. 모두 753개의 방대한 표제어(항목)에 신화와 종교학·역사학·기호학·고대철학을 넘나드는 설명이 흥미롭다. 저자가 직접 그린 636개의 강렬하고 독특한 일러스트가 이해를 돕는다.
여성 상징 사전2 바버라 워커 지음, 여성상징번역모임 옮김, 돌고래, 2만3200원 |
예컨대, 서구문화권에서 삼각 문양은 기독교에서 당연히 남성으로 표상되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를 상징하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 여러 토속신앙에선 ‘처녀-어머니-노파’의 세 인격위를 지닌 여신 숭배 사상에 가닿는다. 기독교에서 성령, 속세에서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는 그리스·로마 문명에서 아프로디테(비너스) 여신의 상징이자 여성 섹슈얼리티, 나아가 여신의 지혜를 의미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옴팔로스(배꼽)는 세계의 중심이었는데, 태양신 헤라클레스는 한때 그곳 옴팔레 여신의 노예였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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