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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극심한 정치 혼란···韓 증시 향방은 [MONEY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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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시장 불안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정책 동력 상실 우려에 당분간 관망 심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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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헌재는 국회가 넘긴 탄핵안을 받아 최장 180일 동안 심리한 다음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최근 탄핵 사례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의 경우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2016년 12월 9일)을 넘은 이후 헌법재판소가 ‘인용’ 결정을 내린 날(2017년 3월 10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3.58%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 역시 3.01% 올랐다. 특히 2016년 12월 8일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날 코스피는 1.97% 급등했고, 인용 당일에도 0.3% 상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경우에는 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탄핵안 발의 후 국회에서 가결(2004년 3월 8일)될 때까지 코스피 지수는 5.7% 떨어졌다. 국회 가결 후 헌재에서 ‘기각’ 결정을 받은 날(2004년 5월 14일)까지 코스피는 9.4% 추가로 하락했다.

현 주가가 역사적 저점이라는 점은 상승 가능성의 근거가 된다. 최근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5배 수준이다. PBR은 말 그대로 순자산(자본) 대비 주가다. 코스피 PBR이 1 미만이라는 건 코스피 구성 종목 자산을 모두 내다 팔았을 때 받는 돈(청산가치)이 코스피 시가총액보다 많다는 의미다. 주가가 워낙 부진해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형국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PBR 0.83배)와 2019년 8월 미중 무역갈등 심화(0.83배)·2023년 10월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 확대(0.83배) PBR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쯤 되면 조금만 호재가 생겨도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탄핵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보고 한국 증시에 배팅하는 수요가 늘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 증권사에선 ‘역가격 모멘텀’ 전략 활용을 추천하는 보고서까지 나왔다. 역가격 모멘텀은 약세장에서 크게 하락한 종목에 집중 투자해 반등 시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이후 코스피 약세 국면에서 시장이 단기 반등할 때 역가격 모멘텀 팩터 상위 종목은 시장 수익률을 항상 웃돌았다”며 “최근 증시에서도 가격 하락 폭이 큰 종목 반등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한국경제가 앞으로도 잘 성장할 수 있느냐다. 한국은 트럼프 2기로 촉발된 ‘보편 관세’ 이슈와 중국발 리스크로 커진 ‘수출 둔화’ 우려다. 오랜 기간 고금리로 침체된 내수도 문제다. 경제 전망치도 줄 하향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유동성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 선에서 현재 수준 PBR은 바닥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다만 이와 별개로 한국 증시에 투자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느냐는 다른 얘기”라며 “저 PBR이 한국 증시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YTD(연초 대비 수익률)이 최하위”라고 꼬집었다. 한국산업이 딱히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데 한국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해야 하는지는 다른 얘기라는 뜻이다.

[Word 명순영 기자 Photo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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