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I 시장, 이미 정체 단계…LB루셈 합병 시너지로 투자·신사업 발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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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LB세미콘 대표가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LB루셈 흡수합병을 통한 재무안정성·일괄수주(Turn-Key) 역량 강화, 높은 DDI 매출 의존도 해소를 꼽았다. 이를 위해 해외 고객사로의 무선통신(RF)·전력관리반도체(PMIC) 매출을 확보하는 한편, 웨이퍼레벨패키지(WLP)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김 대표는 26일 서울 양재에서 기자들과 만나 "DDI 시장은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고, 전체 연간 시장 성장률도 1~2%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전장 등 오토모티브향 DDI 정도만이 10% 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해당 분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고객사 등으로의 매출 의존도 역시 높아 작년이나 올해 같은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이 찾아오면 실적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며 "LB세미콘의 목표는 Non-DDI 사업 비중을 높여 매출은 물론,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B세미콘은 2000년에 설립된 반도체 후공정 기업으로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범프(Bump) 제조와 테스트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존에는 삼성전자·LX세미콘 등을 고객사로 한 DDI 사업에 주력해왔다.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 업황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를 겪어왔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3년간 CIS·SoC·PMIC 등 신규 매출 비중을 늘려온 바 있다.
Non-DDI 사업 확대를 위한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자태그(RFID)용 칩으로 향하는 범프 물량을 양산키로 했으며, 8인치 파운드리인 DB하이텍과 함께 PMIC 패키징을 위한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두 분야의 매출은 내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내후년인 2026년부터 비중 확대가 시작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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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LB루셈은 TBDB(Temporary bonding and Debonding) 기술이나 타이코 그라인딩 기술, 백그라인딩·백메탈(BGBM) 등 보유한 기술을 필두로 오창 공장에 장비를 셋업하고 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관련 작업이 현재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상황"이라며 "PMIC 시장이 점점 쓰임새가 늘어나는 만큼, 별 다른 이변이 없다면 매출 확대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LB세미콘은 이 점을 고려해 LB루셈을 합병,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계약서 승인 안건을 가결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번 흡수합병으로 ▲생산 인프라·인적자원 효율적 운영 ▲패키지 공정 기술 확대 및 신사업 진출 ▲재무구조 안정화 ▲고객사 확대·다변화 ▲영업 마케팅 및 CRM 강화 등 성과를 낼 방침이다.
특히 LB루셈이 LX세미콘·대만 노바텍의 DDI 후공정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해온 만큼, 이를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활용도가 낮았던 투자재원도 LB세미콘과의 사업 연계를 위해 사용하는 등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LB루셈은 상대적으로 미국으로 향하는 영업 네트워크가 약했지만, 미주 등을 주요 시장으로 삼은 LB세미콘과의 합병으로 고객 다변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투자보다 설비 유지 측면이 강했던 LB루셈의 재무안정성을 활용할 수도 있어, 후공정 투자를 위한 기반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진행하는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혜 확대 등도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다. 양사가 고성능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에 집중하면서 DDR4·DDR5, 그래픽DDR(GDDR) 등 범용 제품에 대한 외주가 늘어날 여지가 있고, 이에 따른 범프·패키지 수요 등이 국내 OSAT향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LB세미콘은 메모리 등 고객사 물량 대응을 위해 지난해 일진디스플레이의 평택 공장 자산을 매수한 바 있다. 현재는 시황 등에 따라 속도조절을 진행하는 중으로, 향후 범용 메모리 사이클 상승 시점에 맞춰 이를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남석 대표는 "신사업 등의 안정화와 플립칩(Flip-Chip) 패키징, 웨이퍼레벨패키지(WLP) 등 사업이 추가가 된다면 오는 2027년, 2028년 안에는 글로벌 OSAT 10위권 진입도 가능한다고 본다"며 "LB루셈 흡수합병과 내년 해외 고객사향 양산을 기점으로 관련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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