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를 맞고도 생존한 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가 자신을 살린 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낙뢰를 맞은 환자의 사망률은 99%, 생존율은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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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를 맞고도 생존한 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가 자신을 살린 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낙뢰를 맞은 환자의 사망률은 99%, 생존율은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5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씨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조용수 전남대 교수가 출연했다.
김씨는 지난 8월5일 광주 동구 조선대 캠퍼스로 연수를 받으러 갔다가 낙뢰를 맞고 쓰러졌다. 심정지를 겪은 그는 다행히 주변에 있던 사범대 조교에 의해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7분 만에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날 방송에 함께 나온 김씨의 부친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이 많이 있다. 12시 낙뢰를 맞은 것 같다고 연락받은 게 12시 20분쯤이었다. '심폐소생술을 20분 넘게 하는데 심장이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나 보고 언제쯤 올 수 있겠냐더라"라고 떠올렸다.
그는 "가족이 다 서울에 있는데 당장 내려갈 테니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광주로 가는데 무서워 전화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부친은 "다행히 10분 뒤 심장이 돌아왔다고 전화가 왔다"며 "한시름 놓고 응급실로 갔는데, 의식이 없고 몸에 기계를 다 걸어놨더라. 폐에 물이 많이 차서 산소 공급이 안 된다고 했다. 그 상태에서 버티면 사는 거고, 못 버티면 죽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산소 농도는 계속 올려가고 승압제도 올려갔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게 보였다. 살아나기만 바랐다. 내 아들이 맞나 싶을 만큼 얼굴이 부어 있고, 많이 안 좋아 보여 거기서부터 다시 답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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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태가 악화한 김씨는 결국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갖춘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에크모는 혈액을 밖으로 빼 산소를 공급,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심장과 폐 기능을 밖에서 대신해주는 장치다.
사흘간 밤낮으로 이뤄진 에크모 치료로 김씨는 점차 기력을 되찾았고,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돌아왔다.
에크모 치료를 주도한 조용수 교수는 "처음엔 상태가 몹시 안 좋았다. 심장이 멎은 시간이 너무 길어 의식도 전혀 없었고 혈압 올리는 약을 최대한 다 썼는데도 혈압이 정상인의 절반도 유지가 안됐다. 인공호흡기를 썼는데도 저산소증 심해 1, 2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낙뢰 사고 생존율이 1%라고 하는데, 그것보다 낮다고 생각한다. 낙뢰 맞고 심장 멎은 사람은 30분 이상 심폐 소생술 안 하고 사망선고를 내린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김씨가 혼자 이겨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늘이 도왔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환자보다 먼저 의사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다짐했다.
김씨는 지난달 전남대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며 "제가 응급의학과 혜택을 볼 줄 몰랐다. 다른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 기부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복권을 사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미 살아남은 것 자체로 복을 다 쓴 것 같다며 "제일 재수없는 사람 중 재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발견, 이송 다 운이 좋았다. 트라우마로 남을 장면을 보여드렸는데 이겨내고 살려주셔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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