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불확실성 이어지면 소비둔화도 지속"
카드수수료 인하에 카드사 장기 수익성에도 비상…"카드산업 죽이기" 경고
16일 오후 서울 종로의 음식점 밀집 거리의 한 상점에 송년회 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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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사라진 연말 특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것이란 전망에도 소비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카드사의 중ㆍ장기 수익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전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p) 떨어졌다. 코로나19(COVID-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18.3p)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 수준 자체는 2022년 11월(86.6) 이후 최저치다.
소비심리 관련 거시지표가 악화할 경우 카드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이달 첫째 주(지난 2~6일) 신한·현대·KB국민·롯데·비씨·삼성·NH농협·하나카드 등 8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평균 이용금액은 직전 주 대비 약 26.3% 급감했다.
문제는 당분간 내수 경기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과 지자체에서 송년회 독려에도 나서는 등 내수 소비 진작에 힘쓰고 있으나 연말 모임이 잦아드는 추세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서류 수신을 거부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년에도 소비 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연말이라는 분위기가 없다”며 “마냥 연말을 즐겨도 될 상황도 아닌 것 같고, 모임 한 번 하면 나가는 돈이 많아 꺼려지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수익성 역시 걱정거리다. 금융당국이 내년도 카드 수수료 인하를 단행하면서 카드사들의 본업인 카드 사업 수익률은 악화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달 카드업계의 수수료 부담경감 가능금액을 연간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p) 내리는 2025년 카드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카드 수수료 정책이 카드 산업 전체의 재무건전성을 악화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서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와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9일 카드수수료 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는 내수부진 장기화를 해결할 실질적 대책 마련은 포기한 채 카드수수료 포퓰리즘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수수료 정책을 명목으로 벌이는 카드산업 죽이기를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소비심리 위축은 카드 수익률에 직접적 타격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투데이/박민규 기자 (pmk898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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