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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전자업계, IT 부진 속 4분기 실적 '먹구름'···내년 전망은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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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매출 상승 가시화

LG이노텍, 미국 대중 수출 규제로...애플 공급 물량 확대 기대



국내 전자업체가 IT기기 수요 부진과 부품 출하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겪으면서 올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에는 반전을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기의 경우 스마트폰 중심의 매출 구조가 자동차,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확대되면서 내년 점유율이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은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로 애플 신제품 관련 공급 물량이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600억원과 145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매출 2조3900억원, 영업이익 1673억원을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 3년간 추진한 포트폴리오의 질적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올해 연간 실적과 내년도 전망은 밝다. 그간 스마트폰 중심의 매출 구조가 자동차 장비, 인공지능(AI), 로봇 관련 매출로 확대되면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삼성전기의 내년 영업익은 전년대비 18.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기의 패키지(기판) 솔루션은 스마트폰에 이어 다양한 고성능 장비에 사용되면서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주로 중국 시장과 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집중됐던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매출 상승도 가시화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급을 늘리면서 지난해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점유율이 지난해 13%까지 높아졌다.

또 광학솔루션(카메라) 분야의 경우 테슬라 중심으로 전장향 매출이 늘고, 향후 로봇 분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 재정비도 수혜 요소로 꼽힌다. 내년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면서 일부 IT기기에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초소형 고용량 중심의 MLCC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스마트폰 중심의 매출이 내년 전장향, AI향, 로봇향 관련한 매출로 확대되면서 수주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AI ASIC향 패키지기판 공급 확정과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며 “전방산업 관련 투자심리 회복과 AI 관련 실적 비중 확대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LG이노텍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6이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매출이 쪼라들었으나, 내년에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이 회사는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 등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사실상 애플의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리느냐가 LG이노텍의 실적으로 연결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조2930억원, 영업이익 3577억원으로 전년 대비(매출 7조5586억원, 영업이익 4837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컨센서스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 신제품 아이폰 16 판매 부진 여파 탓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라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의 애플 공급망이 줄어들면서 LG이노텍의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트럼프 1기 시절에도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중국 경쟁사의 점유율이 줄어들었고,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이어지면서 LG이노텍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또 아이폰 16 시리즈의 AI 기능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내년부터 판매량 확대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이효정 기자 hy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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