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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구글 등 450개 글로벌 R&D센터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 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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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파워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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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퀄컴, 시스코 연구개발(R&D) 센터가 이스라엘 스타트업 벤처 생태계의 힘입니다."

이원재 요즈마그룹코리아 아시아총괄대표는 전쟁 속에서도 굳건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의 최대 비결로 유대인 네트워크도, 아이언 돔(Iron Dome)도 아닌 글로벌 R&D 센터를 꼽았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털(VC) 그룹인 이스라엘 요즈마그룹의 한국 법인으로 2015년에 설립됐다.

이 대표는 이스라엘에 약 450개의 글로벌 R&D 센터가 있어 인수·합병(M&A)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R&D 센터는 연구개발이 목적이지만 그 안에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들어와 있어 사실상 M&A 센터"라며 "그 덕분에 스타트업은 굳이 해외에 안 나가도 국내에서 기술을 검증할 수 있고 쓸 만한 기술을 개발하면 바로바로 인수·합병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환경 덕에 이스라엘에서는 기술 트렌드를 읽고 글로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꾸준히 배출된다. 또 내수 시장이 작다보니 이스라엘 기업은 창업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이 대표는 "한국의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가 2015년 다음 카카오에 626억원에 인수됐는데 이스라엘에서 나온 '웨이즈(Waze)'는 세계 최대 내비게이션 앱이 되고 2013년 구글에 1조2000억원에 매각됐다"며 "똑같은 앱인데 시작부터 글로벌로 나가면 값어치가 20배 이상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판도라TV는 유튜브보다 1년 먼저 출시됐는데 국내 시장만 노리다 쇠퇴했다"며 "이런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고 강조했다. 창업 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대표는 특히 R&D를 지원하는 정부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강점은 민관 글로벌 R&D를 통해 트렌드를 발 빠르게 읽고 차세대 먹거리가 될 분야를 제때 지원하는 것이다. 예컨대 엔비디아와 이스라엘 정부가 각각 500억원을 투입해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 정부는 극비에 가까운 기술 트렌드와 글로벌 R&D 향방을 한 번에 읽을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이스라엘 혁신청은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읽고 '돈 된다' 싶은 분야의 R&D 비용을 바로바로 올려준다"며 "이스라엘이 돈 되는 분야는 다 잘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이 이스라엘과 협업해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무궁무진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창업을 통해 0에서 1을 만드는 걸 잘한다면, 한국은 대량생산을 통해 1을 100, 1000, 1만으로 만드는 걸 잘한다"며 "마침 이스라엘에는 제조업 기반이 많이 없어 대기업 기반이 탄탄한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중국 시장 침체로 한국 기업들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스라엘의 혁신 기술을 들여와서 우리나라 중견·대기업과 협력하고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 중동 시장을 개척하는 데 어마어마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조언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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