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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기고] 소상공인 점프업시킬 성장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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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민생 경제 실현을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은 매 정부에서 항상 언급되는 아이템이다. 이번 정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기업의 스케일업 지원에 초점을 맞춰 중소에서 중견,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유망 소상공인을 선별해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고 시장 경쟁력을 갖춘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육성하겠다는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중소기업의 활로 지원과 안정적 경영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전용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지난 3월에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가 소상공인의 디지털 판로 확보를 위해 T커머스 채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2021년 기준 전체 기업 수의 95%를 차지하는 소상공인은 기업 성장 사다리의 시작점이자 혁신과 창의의 원천이다. 지역 경제의 근간으로서 사회경제적 역할도 매우 크다. 정부가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는 역동적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소상공인에게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영세 소상공인은 경험과 자금력 부족으로 인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영 애로사항으로 인해 사업 실패의 아픔을 겪는 소상공인이 적지 않다. 허종식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정책자금을 받은 소상공인 중 어려워진 영업 환경을 극복하지 못해 폐업한 소상공인 계좌 수는 전체의 73.1%를 차지했다.

기술력과 상품성이 뛰어나더라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금전적 손해를 보거나 폐업에 이르는 기업도 많다. 우연히 상품을 알게 돼 구매 의사가 생긴 소비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적합한 유통 경로를 통해 적시에 적절한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물론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활성화로 소상공인이 활용 가능한 판로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나 대다수는 기술적 인프라나 콘텐츠 제작 및 상품 유통 역량 부족 등으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대형 사업자들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는 소상공인의 라이브커머스 비중도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새로운 판로로 언급되고 있는 T커머스는 정책적 수혜자가 될 기업에 상당히 유용한 유통 경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라이브커머스에 비해 더 높은 도달률을 가져갈 수 있으면서 체계적인 상품 소개 및 유통 노하우와 인프라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편성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으며 소량의 물량만으로도 입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홈쇼핑 신규 채널 도입 때마다 정부는 중소기업 판로 확대와 유통 구조 개선을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부과되는 판매수수료율, 물류 비용, 부대 비용 등 실제 거래에서 문제가 되는 관행들이 과감히 개선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이에 T커머스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 위기 극복과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새로운 판로이자 파트너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소상공인에겐 여전히 높은 홈쇼핑 방송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결단을 조속히 내려주길 바란다.

[이호택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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