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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개인투자자 韓 증시 탈출] 서학개미, 美 주식 보유액 160조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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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바닥권 코스피·코스닥 자금 빼

가상자산 보유금액도 102.6조 달해

상하한가 없어 큰 변동성 활용 단타

단기간에 크게 올라...리스크 우려

# 30대 개인투자자 K씨는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했다. 미국 주식에 처음 입문하는 것이라 개별 종목 대신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부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는데 한 달 만에 국내 주식으로 입은 손해를 만회하고 수익까지 냈다.

K씨는 "미국 주식은 시차 때문에 야간에 거래를 해야 하지만 장기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에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보다 마음이 더 편하다"며 "가상자산 역시 급등락을 거듭해 신뢰가 없었지만 국내 증시보다는 신뢰도가 높다고 생각해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미국주식 보관금액 월별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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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해 미국 주식과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이달 들어 1127억 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164조원 규모다.

가상자산 보유 금액도 102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월만 해도 58조원 수준이었지만 두 달 동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1559만명에 달한다.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수는 14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연일 바닥권인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고객의 MTS 이용 양상에도 이런 추세가 반영됐다. KB증권 MTS인 마블에서 11월 해외 주식 고객 수를 집계한 결과 올해 1월에 비해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평균 해외 주식 약정 금액은 118% 증가했다. 약정 금액은 주식 매매 총 거래대금을 의미한다.

순매수 금액이 가장 큰 종목은 테슬라(6억3161만 달러)였다. 이어 팔란티어(4억2048만 달러), 뱅가드 S&P 500 ETF(3억1112만 달러), 슈왑 미국 배당주 ETF(1억6964만 달러), 브로드컴(1억5307만 달러), 아이셰어즈 미국 단기국채 ETF(1억3449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상하한가 제도가 없는 미국 증시의 큰 변동성을 활용해 단타(단기투자)에 나선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24일 기준 해외 주식 거래 회전율 상위 5개 종목은 디렉시온 중국 FTSE50 지수 인버스 3배 ETF(2.6%), T-Rex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2.1%), 그라나이트셰어즈 엔비디아 인버스 2배 ETF(1.1%), 디렉시온 중국 FTSE50 지수 3배 ETF(0.5%),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인버스 2배 ETF(0.5%) 등으로 기초자산 수익률을 역방향 혹은 정방향 2~3배로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을 정부는 물론 우리 산업계도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본시장의 건전성이 더 악화하며 기업들이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투자 시기를 놓치는 등 근본적인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와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재무건정성이 우량한 달러, 미국 증시 등 ‘퀄리티자산’으로 옮겨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지는데 코스닥 시장은 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안선영·류소현 기자 asy72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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