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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어머니 품 떠나 로씨야서 생일을...” 숨진 북한군 품 속의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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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망한 북한군의 품에서 나온 손편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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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가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손편지가 공개됐다.

2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한 장의 구겨진 손편지를 공개하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했다.

격자무늬 종이에 볼펜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의…”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일부 단어는 정확하게 읽을 수 없으나 “아울러 건강하길 진심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편지 말미에는 작성 날짜로 추정되는 ‘2024. 12. 9′라는 숫자가 적혔다. 작성한 뒤 수신인에게 전달하지 못했거나, 미리 작성해둔 초고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군은 병사가 지니고 있던 여권에 기재된 이름은 ‘정경홍’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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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공개한 사망 북한군과 그가 소지하고 있던 여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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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전사령부는 “이건 노획한 공책의 항목 중 해독된 일부다. (공책의) 다른 항목의 번역이 진행 중이고 더 많은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구를 축하하기 위해 파티를 여는 대신 이국 땅에서 기관총을 들고 참호를 팠고, 촛불 꽂힌 케이크가 우크라이나산 5.56구경 납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부분도 이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당국은 북한군 일부가 이달부터 전투에 투입되면서 사상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북한군의 수가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적은 바 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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