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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복수의 화신' 70대…부산역 광장 참혹 흉기 살인 배경은[사건의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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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술 때문에" 보복살인 계획…무기징역 확정

재판부 "피해자의 고통과 죽음에 전혀 공감 못해"

뉴스1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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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너 내 손에 죽는다, 꼭 찾아서 죽인다"

2021년 5월 4일 교도소, 분노에 찬 A 씨(70대)가 출소했다.

특수폭행 혐의로 2년간 복역한 A 씨는 B 씨의 진술로 인해 형이 3개월 늘었다는 생각에 앙심을 품게 됐고, 옥중에서부터 출소한 후에도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다.

A 씨는 "거짓진술을 자백하라" "무고로 신고한다" "자수 안 하면 죽여버린다"는 편지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살해 협박으로 B 씨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결국 지난해 6월 8일 부산 동구 부산역에서 A 씨의 협박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날 아침 어김없이 협박 메시지를 보낸 A 씨는 이를 거절한 B 씨를 찾아가 평소 검은 봉지에 가지고 다니던 흉기를 꺼내 들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광장 한 복판에서 A 씨는 무차별적으로 B 씨를 찌르기 시작했고, 현장에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이를 말리던 C 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얼굴과 옆구리에 자상을 입혔다.

A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A 씨는 끝내 사망했다. C 씨는 다행히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아 목숨을 건졌다.

A 씨는 지난해 9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살인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려졌다.

앞서 A 씨는 2003년 이번 살인 범행 수법과 같이 검은 봉지에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며 차량 운전자에게 달려들어 폭행을 저질렀고 2013년에는 자신을 신고한 카페 주인에게 찾아가 접시로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이를 포함해 A 씨는 26건의 형사처벌 전력이 있고, 그중 21건이 폭행 또는 상해 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A 씨는 수시로 위험한 물건으로 얼굴을 찌르는 범행을 다수 저질렀고 재판 중 제출한 반성문에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내용만 있을 뿐 사죄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B 씨의 아내는 살해 협박을 신고하지 못한 점을 자책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끝까지 반성은커녕 억울함을 호소해온 A 씨는 항소심에 들어서도 "B 씨가 자수했으면 살해하지 않았다"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또 B 씨에 대한 보복 살인은 인정하나 C 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는 정당방위라는 뻔뻔한 주장을 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보복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C 씨마저 죽이려고 했으면서 오히려 법정에서 'C 씨가 자신을 공격해 손가락을 다쳤다, 내가 피해자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등 피해자들의 고통, 죽음의 무게를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키고, 기한 없는 수감생활을 통해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A 씨는 이 같은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지난 2월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형을 확정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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