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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한미·한중 외교 재개… 자리 잡아가는 韓대행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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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로 주춤 한미동맹 정상화

조선일보

韓대행, 日기업인 만나 “외국 기업인 활발히 활동할 수 있게 도울 것” - 한덕수(앞줄 왼쪽서 둘째)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24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을 찾은 이구치 가즈히로(검은 테 안경 쓴 사람) 주한일본상공회의소(서울재팬클럽·SJC) 이사장 등 일본 기업인들을 오찬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외국 기업인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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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연기됐던 한국과 미국의 주요 외교·안보 일정이 재개된다. 양국은 탄핵 정국 등 한국의 정치 혼란을 틈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주목하고 연합 방위 태세를 더욱 굳게 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23일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양국 회담을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국에서 계엄·탄핵소추 사태가 발생한 후 한미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차관과 캠벨 부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우방인 두 나라의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국에 대한 강한 신뢰,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우리(미국)는 도전적 시기에 한국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캠벨 부장관은 계엄 직후인 지난 4일 워싱턴 DC의 한 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심한 오판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몇 달간 한국은 도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었는데, 이날은 동맹 외교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인했다. 김 차관은 “한국의 정치 상황 가운데서도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지지와 신뢰에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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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미 정부는 지난 3일 이후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및 도상연습,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 등을 연기했다. 캠벨 부장관은 연기된 NCG가 조 바이든 대통령 이임(1월 20일) 전에 개최될지를 묻는 질문에 “한미 관계에서 핵심적 메커니즘은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우리는 (NCG) 회의 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확인하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아래에서 한국 정부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에서 전개될 일은 헌법과 법치에 의한 민주적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 임기 중 한미 고위급 외교 당국자 간 협의 추진 일정과 관련해 “한국에서 있을지 미국에서 이뤄질지 모르지만 차관급보다 더 고위급에서의 (대면) 협의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고 말해 한미 외교장관 회담 등이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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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오른쪽) 외교부 1차관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이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양국 회담을 가졌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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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은 현재의 한미 동맹을 내년 1월 출범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다. 김 차관은 “미국의 신(新)행정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한미 동맹 발전은 및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공조의 중요성이 차기 행정부에 잘 인수인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캠벨 부장관은 “차기 (미국) 행정부하에서도 한미의 공동 목표가 달성될 수 있게 전달할 것”이라면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과)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도 소통할 것이고, 이후에는 가급적 조속히 외교장관 등의 수준에서 (한미 간) 대면 접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차관과 캠벨 부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참전 및 사상자 발생이 확인된 점과 관련해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 군사협력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로 국정이 차질을 마비되면서 최근 한·미·일 3국 간 협력에도 차질이 빚어졌었다. 국무부는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1.5트랙(정부·민간 합동)’ 대화인 ‘한·미·일 여성 경제 역량 강화 콘퍼런스’를 개최 직전 연기했다. 방한 계획이 있었던 오스틴 국방장관은 임기 중 마지막 동북아 방문 때 한국 일정을 취소하고 일본만 갔다. 캠벨과 김홍균 차관의 23일 회동으로 한국 정부가 물밑에서 추진해온 한·미·일 3국 협력사무국의 서울 설치 등 외교 사안의 실무 절차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한편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실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전 총리의 지난 9월 사퇴에 이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회의 때 합의한 ‘캠프 데이비드 원칙’ 등 3국 공조 강화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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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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