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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국민 20%가 노인... 한국 초고령 속도 빠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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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인구 1024만명 넘어서

인구 14%가 노인…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 도달

日 10년, 獨 36년 한국은 7년 걸려

조선일보

지난 10월 17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다솜관 일대에서 '2024 부산 50+일자리박람회' 사전 행사로 시니어모델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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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 20%를 넘어섰다. 이제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것이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은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24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인구(5122만1286명)의 2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7년 8월 14.02%를 기록해 17년 만에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이후 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져 7년 만에 초고령 사회가 됐다. 통계청은 작년 9월 우리나라가 내년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는데 정부 예상보다 빨리 도달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인구 전문가들은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고속 고령화를 달리고 있는데 구체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초고령 사회가 되면 연금 고갈 시기가 당겨지고 복지·의료 비용이 늘어나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진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고 소비가 위축돼 국가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우려도 있다.

정부는 고령화, 저출생 등 인구 문제를 총괄할 컨트롤타워로 부총리급인 ‘인구전략기획부’를 출범시키려고 했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현재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등 우리나라의 노동, 복지, 의료 체계를 서둘러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가는 데 17년이 걸렸는데, 이는 노인 인구가 많은 일본보다도 7년 빠르다. 일본은 24년, 미국은 72년, 프랑스는 115년 걸렸다.

우리나라는 이후 초고령 사회도 7년 만에 진입했다. 지난 7월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19.5%를 차지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20%도 넘겼다. 반면에 일본은 10년, 독일은 36년, 프랑스는 39년 만에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인구 전략 공동 포럼’에서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45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37.3%로 세계 최고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인성


고령화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1955~1963년에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 712만명이 60대에 진입한 데 이어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 954만명이 곧 노인이 되기 때문이다. 인구 전문가들은 이들이 전부 65세 이상이 된 이후인 2049년에는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가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특히 빠른 것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도 원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2명으로 홍콩, 마카오 등 도시국가를 빼면 세계에서 가장 적다. 새로 태어나는 인구가 적으니 노인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기대 수명은 2022년 기준 82.7세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아홉째로 높다. 기대 수명은 그해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살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을 뜻한다.

지역별로는 전국 시도 17곳 중 9곳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27.2%)이었고, 이어 경북(26%), 강원(25.3%), 전북(25.2%), 부산(23.9%), 충남(22.2%) 등의 순으로 높았다. 대도시 중에선 부산과 대구(20.8%)가 이미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서울은 19.4%로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가장 낮은 곳은 세종(11.6%)이었다.

‘초고속 고령화’와 함께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19.8%였던 독거 노인 비율은 지난해 32.8%로 상승했다. 노인 3명 중 1명은 혼자 산다는 뜻이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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