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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광화문 시민들이 바란 성탄선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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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24일 개최한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다시 만들 세계’에 참석한 시민이 트리 복장을 하고 인사하고 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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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래할 때마다 이 노래는 세상의 모든 약한 사람한테까지 전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여러분이 약자와 연대해서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성탄 전야인 24일 밤 경복궁 앞에 가수 하림의 바람과 노래가 전해졌다. ‘슬퍼도 울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에게 “눈물 흘려요” 말하는 노래 ‘위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진씨 아빠 최정주씨가 만든 ‘별에게’가 이어졌다. 노래에 맞춰 각양각색 응원봉과 촛불은 잔잔히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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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24일 개최한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다시 만들 세계’에 참석한 시민이 산타와 루돌프 복장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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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연 ‘메리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다시 만들 세계’에 시민 10만명(주최 쪽 추산, 저녁 9시 기준)이 모였다. 시민들은 12·3 내란 사태 이후 여느 날처럼 기발한 복장과 손팻말을 쥔 채 거리로 나왔다. 성탄 전야답게 416합창단,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퀴어페미니스트 댄스공간 루땐, 하림 등의 공연이 집회 무대를 메웠다. 수사와 탄핵심판을 회피하는 윤 대통령과 이에 동조하는 듯한 한덕수 권한 대행에 대한 분노는 한결같이 일렁였지만, 평소보다 한층 더 내란 사태 이후 함께 거리를 지켜온 서로에게 고마움과 위로를 전하는 시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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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24일 개최한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다시 만들 세계’에 참석한 시민이 자신이 만든 트리 모양 모자를 쓰고 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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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모양 복장을 입은 여아무개(30)씨는 ‘지친 국민 안아드립니다’라는 손팻말을 붙이고 시민들을 하나둘씩 안아줬다. 여씨는 “모두가 기쁜 날이어야 하는데 마음이 우울해서 나왔다. 다른 분들한테도 조금이라도 웃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산타 복장에 흰 수염을 붙이고 나온 이주영(26)씨는 “힘이 되어주려고 집회에 나갔다가 오히려 제가 힘을 얻는다. 혼자 집에서 불안해하는 것보단 같이 있으니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무대에 오른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지난 주말 남태령에 모인 시민을 떠올렸다. 양 회장은 “서울을 가로막은 벽 앞에서 희망을 잃어가고 있을 때였다. 응원봉의 맑은 물결과 시민들의 눈빛은 그 자체로 희망이었다. 우리는 이미 승리를 경험했다. 잡은 손 굳게 잡고 추위를 견디며 나아가자”고 외쳤다. 전남 함평에서 혼자 왔다는 김진(29)씨는 “시위는 처음이라 두려웠는데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와서 좋아하는 음악에 방방 뛰기도 하고, 같은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더라. 지치지 않고 항상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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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24일 개최한 ‘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다시 만들 세계’에 참석한 시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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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성탄 선물’은 무엇일까. 루돌프 코를 달고 나온 채서빈(25)씨는 “윤석열이 탄핵되고 두 부부가 같이 수감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채씨는 “더 나아가서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농민처럼 다양한 소수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꼽았다. 루돌프 복장을 입은채 봉사활동을 하다가 왔다는 안아무개(34)씨는 “윤석열의 빠른 파면과 김건희의 빠른 특검,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 그리고 연대하는 시민들이 모두 행복하는 날이 오는 것이 선물”이라고 말했다. 김아무개(50)씨는 “윤석열 체포, 올해 성탄절 선물은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고 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경복궁 동십자각부터 시작해 국무총리 공관을 거쳐 안국역 인근 헌법재판소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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