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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미술의 세계

‘K아트’ 현대 미술 심장부에 깃발…경기 침체 탓에 작품 거래는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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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키워드로 본 미술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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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전시된 김윤신 작가의 조각.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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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전시된 김윤신 작가의 나무 조각.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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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술계는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미술시장은 위축됐지만, K아트는 세계 현대미술의 심장부로 뻗어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술계 주요 흐름을 키워드로 짚었다.

■비엔날레! 비엔날레?

올 한 해 미술계는 각종 비엔날레로 떠들썩했다. 시작은 세계 최초·최대 비엔날레인 베니스비엔날레다. 지난 4월 ‘어디든 외국인이 있다(Foreigners Everywhere)’는 주제로 열린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엔 한국 생존 작가 가운데 김윤신, 이강승이 초청됐다.

김윤신 작가는 올 한 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변화를 겪은 작가다. ‘전기톱을 든 구순 할머니’로 불려지는 작가는 아르헨티나에서 40년을 머물며 나무 조각과 회화 작업에 몰두하다 지난해 남서울미술관에서 연 개인전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지만 한국을 찾았다가 김윤신의 전시를 본 아드리아누 페드로사 베니스비엔날레 예술감독이 그를 본전시에 초청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김윤신은 한국과 미국의 정상급 갤러리인 국제갤러리와 리만머핀 갤러리와 동시에 전속 계약을 맺고 지난 3월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미국의 최대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인 ‘아트시(ARTSY)’는 김윤신을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10명’ 중 하나로 선정했다. 아트시는 “올해 88세의 나이로 세계 미술계에 극적으로 등장했다”고 평했다. 김윤신은 올해 아르헨티나의 거처와 작업실을 40년만에 다시 한국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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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김윤신 작가.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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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있는 김윤신 작가.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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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도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유럽의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를 예술감독으로 내세우며 ‘판소리’를 주제로 택해 많은 궁금증과 기대를 낳았다. 총 22만9830명이 찾은 본전시는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지난 전시에 비해 7% 증가해 ‘부리오 효과’를 봤다. 기후변화와 인류세 시대를 맞아 다양한 목소리를 담으려 한 전시는 세련되고 매끄러운 흐름에도 불구하고 ‘판소리’ 주제의식과 ‘광주’라는 지역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예술 전문 매체 아트넷(artnet)은 “다소 실패작”이라고 평했고, 아트리뷰(ArtReview)는 “모호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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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모던 미술관 터빈홀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 커미션: 이미래: 열린 상처’ 전시 전경. 테이트모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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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트르폴리탄 정면 외벽에 설치된 이불 작가의 작품 ‘롱 테일 헤일로’. 사진출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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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심장부 뉴욕·런던으로 뻗어나간 K아트

한국 작가들의 세계적 약진이 돋보였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정면 외벽에는 이불 작가의 조각 4점이 전시됐다. 메트의 ‘얼굴’ 격인 이곳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것은 처음이다. 작품 제목은 ‘롱 테일 헤일로(Long Tail Halo)로 그리스로마 조각에 피카소의 큐비즘을 접목시킨 형상이 인상적이다.

세계적 현대미술관인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중심부, 3300㎡ 면적의 터빈홀은 이미래 작가의 작품이 채웠다. 루이스 부르주아, 아니시 카푸어, 올라푸르 엘리아손 등 세계적 작가들이 거쳐간 이곳에 이미래는 한국인 최초이자 최연소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래는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전신이었던 화력발전소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루며 거대한 터빈과 노동자들의 모습을 되살려냈다.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선 양혜규의 대규모 서베이전시 ‘윤년’이 열려 20년에 걸친 예술작업을 총망라하는 120여개 작품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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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이 아니카 이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아니카 이의 ‘방산충’ 조각은 2억원대에 판매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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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미술 시장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정점을 찍었던 한국 미술 시장은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위축된 분위기다. 꽁꽁 얼어붙은 미술 경매 시장이 이를 잘 보여준다. 올해 국내 미술 경미 시장의 낙찰 총액은 1151억원으로 지난해 75% 수준에 그치며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은 프리즈 서울도 한결 차분해진 분위기였다. 세계 유수 갤러리들은 수백억원대의 대작보다는 팔릴 만한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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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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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조경 등 새로운 분야로 확장된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은 자수, 조경 등 새로운 분야로 대상을 확장하는 전시를 선보였다. ‘여성 1호 조경기술사’인 정영선의 전시 ‘이 땅에 숨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는 27만7713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근현대 자수를 총망라한 최초 미술관 전시인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에도 15만명에 가까운 관객이 다녀갔다. 일평균 관람객 수로 계산하면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가 1081명으로 가장 높았는데, 2030 세대가 즐겨 찾았다.

호암미술관에선 불교를 젠더의 관점에서 재조명한 전시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도 주목을 끌었다. 일제시대 일본인에 팔린 뒤 자취를 감췄다 95년 만에 국내에 선보인 금동 관음보살 입상이 화제였다. 82일이라는 짧은 전시 기간 동안 9만1000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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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근현대자수전에서 선보인 김혜경의 ‘정야’(1949).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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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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