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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대선 앞두고 잠행 들어간 한동훈…친한계 “성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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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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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대표직 사퇴 후 24일까지 일주일 넘게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동훈(친한)계 인사들은 이를 ‘성찰의 시간’으로 표현하며 최소 한 달간은 전략적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와중에 한 전 대표 등판을 원하는 여론이 조성될 때까지는 뉴스에서 사라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친한계 인사들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후 자택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 전 대표가 혼자 차를 끌고 국내 여행을 다닐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친한계 일각에서 ‘목격담 정치’는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당분간 메시지를 내거나 공개 일정 없이 잠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해제와 탄핵에 찬성했던 김예지, 김상욱 등 일부 의원들에게는 따로 연락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전 대표의 잠행을 ‘성찰의 시간’으로 규정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해 제기됐던 부정적인 평가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전 대표도 당에서 여러 평가를 받은 부분에 대해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본인이 보완하지 않으면 결국 당에서 리더로 인정 못받고, 당원들의 선택도 못받는다”고 말했다. 몇몇 친한계 인사들은 한 전 대표에게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사는 “윤석열에서 술만 빼면 한동훈”이라는 쓴소리도 전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의 잠행 모드는 최소 한 달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친한계 인사는 “최소 입춘(내년 2월3일)까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잠행은 조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적 숨고르기로 해석된다. 친한계 인사는 “지금 움직여봐야 (대선 출마 시사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처럼 욕만 먹는다”며 “민심이 한 전 대표를 찾을 때까지는 뉴스의 중심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지난 18일 채널A 유튜브에서 “(한 전 대표가) ‘내가 억울함을 어필해야지’하며 바로 대선에 나오는 것보다는 몇 개월이 될지 모르겠지만 철저한 잠행이 답”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 사퇴 과정에서 친한계 핵심이었던 장동혁 의원이 이탈하자 나머지 인사들끼리 ‘팀한동훈’ 체제를 재정비했다. 다만 이들은 단체 대화방에서 종종 언론 기사나 칼럼 등을 공유하며 온라인에서 소통할 뿐, 오프라인 회동을 하면서 세결집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친한계 원내 구심점도 뚜렷하지는 않다. 한동훈 지도부에 포함됐던 한 의원은 “나서서 좌장 역할을 하는 사람은 딱히 없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해 움직이는 것 역시 각자 판단해 움직이는 분위기라고 한다. 다른 친한계 의원도 “작전을 짜서 움직이고 그런 건 아니고, 각자 판단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가 ‘정중동 모드’에 돌입했지만, 내란죄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한덕수 대통령 권행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이 이뤄지게 되면 ‘쌍특검 반대 당론’에 맞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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