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삼성·현대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합동설명회
조합원에 ‘큰 절’로 홍보 열 올려…양사 피터지는 싸움
“공사 중단 경험 있는 현대” vs “책임준공확약서 못내는 삼성”
서울 최대 재개발사업장인 한남뉴타운 4구역. 홍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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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저희 삼성물산은 여태까지 공사중단이란 걸 한 번도 해본 사례가 없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한 세 번 정도 공사 중단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에서는 ‘책임준공확약서’라는 종이쪼가리를 들이밀면서 대단한 면죄부라도 받은 듯이 조합원분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 됩니다”(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
“삼성 측이 유독 네거티브 홍보를 오래했기 때문에 조합원님들이 불안해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삼성이 조정해달라고 요청드렸던 조건, 책임준공확약서를 저희는 제출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합동홍보설명회에선 서로를 향한 격한 비방과 날선 조합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건설사가 공사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강북 최대 재개발 구역에서 17년만에 맞붙은 만큼 수주전은 치열하고 격렬했다.
삼성물산 “공사중단 경험 많은 현대건설…확약서 본질 아냐”
지난 23일 한남4구역 시공사선정을 위한 합동설명회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가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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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이태원교회에서는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주최 하에 ‘조합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합동설명회’가 진행됐다. 양사는 20분 분량의 영상 상영을 포함해 각각 1시간씩 홍보 시간을 가졌다.
기호 1번으로 먼저 홍보에 나선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들은 조합원들을 향해 큰 절을 올리며 시작했다. 삼성물산 측은 현대건설이 입찰을 위해 제시한 조건들을 요목조목 짚어가며 하나하나 모두 반박하는데 집중했다.
지난 23일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합동설명회에서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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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제출한 책임준공확약서를 언급하며 “확약서는 본질이 아니다”라며 꼬집었다. 그는 “삼성물산은 공사중단이란 걸 한 번도 해본 사례가 없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한 세 번 정도 공사중단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에서는 책임준공확약서라는 종이 쪼가리를 들이밀면서 조합원분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평당 938만원)보다 더 저렴한 현대건설측의 공사비(881만원)에 대해서도 “(커뮤니티 운영, 설비, 가구일체, 상가, 전기, 통신, 가스공사 등)이것저것 빠지니 당연히 싼 것”이라며 “나쁘니까 싸다”고 비판했다.
공사기간이 짧다고 홍보한 현대건설의 입찰제안서에 대해서도 “입찰 공사기간대로 공사를 진행한 곳은 한 군데도 못보고 전부 연장했다”며 “어차피 연장할거니까 짧은 것”이라고 했다.
삼성물산 측은 조합원 전부가 한강 조망 가구로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 다른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 원베일리는 한강 조망이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집값이 14억원 차이”라며 “(삼성물산은) 전 조합원이 한강 조망에 살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현대건설은 한강조망을 한남3구역에 양보하고 앞동 뒤에 일렬로 뒷동을 위치시켜 317분은 한강 조망에 입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한강조망 가능 가구를 1652가구로 늘려 조합원 1166명 모두가 한강조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끝으로 분담금 최대 4년 유예와 이주비 최저 12억원 보장 등을 강조하며 이주부터 입주까지 가장 큰 혜택을 준비했다고 부연했다.
현대건설 “삼성은 책임확약서 왜 못내냐…이자상승분 다 부담할 것”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한남4구역 시공사선정을 위한 합동설명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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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역시 관계자 전원이 조합원들에 큰 절을 올리며 설명회를 이어갔다. 현대건설 측은 먼저 고급 주거의 표상인 ‘1세대 1엘리베이터’와 높은 천정고를 강조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의 설계를 인용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엘리베이터 대수는 두 세대가 도는 3세대가 1개의 엘리베이터를 사옹하도록 제한돼있다”며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회사의 이익을 챙겨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은 한남 2구역, 3구역보다 훨씬 높은 2.7m의 천정고를 제안했다”고 했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사업비 전액 CD금리에 0.1% 가산금리로 책임조달’ 조건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 측은 이런 조건으로 대출을 내주는 은행이 어딨냐는 말을 한다”며 “현대건설의 제안은 향후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우리 건설사가 이자를 대신 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이 앞서 제출한 5가지 확약서를 언급하며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조합에서 필요 없다고 한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했다”며 “삼성물산은 확약서를 내야한다면 입찰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의 확약서를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원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겠다며 ▷책임준공 확약서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 ▷공사도급계약 날인 확약서 ▷대안설계 인·허가 책임 및 비용부담 확약서를 조합 측에 제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가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한 홍보를 진행 중이다. 홍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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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의 질문은 조합원들의 분담금 및 일반분양 수익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반분양 발코니 확장비용’과 ‘우회도로’로 좁혀졌다. 한남4구역의 경우 재개발 공사를 위해 한남3구역쪽에 우회도로를 뚫는 게 필수적이다.
“일반분양분 발코니 확장 비용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조합원 질문에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일반 분양 발코니 확장비용을 일반분양자들이 지급하면 조합원분들이 가져간다고 명확하게 제안서에 명기를 해놨다”며 “삼성물산의 경우 15평, 18평 아파트가 580세대 정도나 되기 때문에 발코니 확장 수익금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우회도로 질문에 대해서도 “우회도로 계획에 두 가지 옵션을 가지고 있고, 모두 교통영향평가 업체에 이미 가능성을 검토받았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단톡방에서 수많은 정보만 받아보다 이렇게 직접 와서 설명회를 들으니 정리가 된다”며 “‘전 조합원 한강조망권’ 등 건설사의 홍보를 모두 믿는 건 아니다. 단 책임확약서 등을 제출한 걸 직접 확인하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1차 합동설명회를 시작으로 총 4번의 설명회를 가진 후 내년 1월18일 최종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또 이날부터는 각 홍보관을 조성해 재개발 수주 경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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