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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보고타’ 이희준 “송중기, 톰 크루즈처럼 현장 전체 챙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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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이희준이 4년 만에 ‘보고타’를 개봉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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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희준(45)이 한국인 이민자로 변신, 올 겨울 스크린을 찾았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수의견’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희준은 극 중에서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이자 통관 브로커 수영 역을 연기했다.

콜롬비아 현지에서 촬영을 시작한 ‘보고타’는 코로나 19로 촬영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4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희준은 개봉 소감을 묻자 “이렇게 공개할 수 있어 감동스럽다. 코로나로 탈출하다시피 콜롬비아에서 돌아왔고, 1~2개월 안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감독님이랑 배우들이랑 자주 만나서 이야기했는데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라. 감독님이 그동안 다른 작품을 해도 된다고 해서 송중기는 ‘빈센조’를, 저는 ‘핸섬가이즈’를 찍었다. 그리고 한국에 세트장을 지어서 촬영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기 100일 때 가서 찍었는데 이제 6살이다. 내년에 7살이다. 그래서 마음에 남아있던 작품이다. 우리는 재미있게 작업했는데, 감독님은 마무리하기까지 다른 작업을 할 수도 없고 거의 10년 동안 한 작품을 한 거다. 감독님이 포기하면 다 끝나는 건데, 포기하지 않고 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보고타’ 출연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즉흥적이고 충동적이다. 제가 재미있겠다고 느낀 거나 신선한 것에 충동적으로 끌린다. 개런티를 떠나서 개인적인 재미를 따라가는 편이다. 그래서 기준이 없다. 속옷을 밀수한다는 소재가 흥미로웠고, 제가 해외 사람들과 작업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부분도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이희준은 ‘보고타’의 수영 캐릭터를 위해 수염 분장을 하는 등 비주얼도 신경 썼다고 했다.

그는 “스페인어 발음이 어려운데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콧수염 분장도 했는데, 밀도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 그때는 몰랐는데 조금 줄였어야 했던 것 같다. 콜롬비아 사람 수염이 많아서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의상도 그렇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나온 브래드 피트의 느낌을 내고 싶었는데, 다들 프레디 머큐리 같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콜롬비아 촬영 당시 쉬는 날에는 살사 댄스를 배우기도 했단다.

그는 “한정된 숙소에 있으니까 할 게 없더라. 다들 거기서 살사를 추니까 궁금해서 가봤다. 재미있더라. 지금은 UFC 선수에게 복싱을 배우고 있다”며 “제가 자기 계발 중독자다. 책도 한 달에 한 권 읽는다.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 계발하라고 하더라. 서울에서도 쉬는 날에는 등산하거나 복싱을 배우고 새로운 걸 하려고 한다. 그래야 깨어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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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이 ‘보고타’에서 호흡을 맞춘 송중기를 칭찬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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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은 ‘보고타’에서 함께 작업한 송중기를 칭찬했다.

그는 “송중기는 프로듀서처럼 현장 전체를 챙기더라. 긴장한 외국 단역도 달래고 감독님에게도 편하게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고 그런 걸 다 신경 쓰더라. 오지랖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 전체를 완성하고 끌고 가더라. 톰 크루즈 같더라. 수영장 파티하는 장면도 제가 몸살이 나서 열이 엄청났다. 어떻게 보면 제가 해야하는 건데, 송중기가 외국 배우들과도 재미있는 분위기가 나야 한다고 촬영 전에 이야기하고 분위기를 이끌더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송중기와 현실 육아 조언을 나누기도 했단다. 이희준은 지난 2016년 모델 이희정과 결혼해 2019년 12월 득남했다. 송중기 역시 배우 출신 영국인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과 딸이 있다.

그는 “제가 ‘보고타’ 촬영 때문에 100일 잔치를 화상 전화로 함께했다. 그래서 너무 안타까웠다. 갓난아기 때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아내가 지금도 그 얘기를 많이 한다. 유부남들은 그럴 때 다른 데 가지 말아라. 평생 얘기 듣는다”며 “송중기에게도 자녀가 네발에서 두발 자전거를 탈 때 이건 절대 사수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 절대 놓쳐선 안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제가 아들한테 2년간 열심히 네발 자전거를 알려줬는데 잠깐 촬영 간 사이에 두발 자전거를 타게 됐다. 결국 애가 크면 두발 자전거를 알려준 건 엄마라고 기억하게 되지 않나. 저도 삼촌에게 배웠던 게 지금도 기억에 난다. 제 훈련 덕분에 잘 타게 됐는데”라며 “아기가 6살인데 두발 자전거를 잘 탄다. 운동을 엄청 잘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희준은 ‘보고타’ 촬영 중 극 중 캐릭터 때문에 송중기가 불편한 적도 있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저는 그 인물로 진짜로 상상하고 수영으로서 국희를 어떻게 보는지를 생각한다. 후반부 국희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는 만약 연극 하는 후배가 나중에 나를 툭툭 치면서 대하면 어땠을지를 생각하면서 상상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끝나도 중기가 불편하더라. 1년 반씩 두 번, 3년을 그렇게 보냈다. 아마 중기는 모를 거다. 이제는 편해졌다. 제가 가짜로는 안 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제가 ‘살인자 O난감’할 때도 연기할 때는 재미있는데 후유증이 컸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고 우울해지더라. 그래서 집에 가다가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그래서 배우가 치료가 필요하고 자기만의 힐링이 필요한다. 그래서 제가 명상하고 108배를 하면서 애를 쓴다. 살아남으려고 하는 거다. 배우와 같이 사는 사람도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아내에게 늘 고맙다”고 말했다.

연기할 때마다 작품에 몰입하는 탓에 후유증도 크지만, 이희준에게 연기하는 즐거움은 컸다. 그는 앞으로도 동료 배우들과 즐겁게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살면서 제일 재미있어하는 게 연기예요. 연기만큼 재미있는 게 없더라고요. 배역이 안 들어오면 공허함이 크죠. 그래서 자기 계발도 하게 됐고요. 성공이란 게 뭔지 요즘 생각해보게 됐는데, 어릴 때는 세계적인 스타가 돼서 마크 러팔로와 작업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면서 동료들과 배려하면서 행복하게 작업하고 싶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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