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연속…‘인컴형’ ‘퀄리티’ 주목
빅테크 쏠림 경계…美 제조업 기대감 UP
빅테크 쏠림 경계…美 제조업 기대감 U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새로운 미국 산업주의’를 외친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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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불확실성’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도 계속될 전망이다. 상장지수펀드 시장도 결국 금융 투자 상품인 만큼 환경 변화에 따른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전통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때 주목받는 투자 상품은 인컴형 자산이다. 말 그대로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주식의 배당금, 채권 투자 시 얻는 이자 수익, 부동산 임대 시 얻는 임대료 등이 인컴형 자산이다. 상품 투자 수익률과 별개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인컴형 자산 ETF는 이 같은 투자 자산을 기초지수로 삼아 투자하는 상품군이다.
인컴형 자산 ETF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월배당 ETF’다. 특히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상품에 투자자 이목이 쏠린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며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률에 합산하는 전략을 쓴다. 매도한 콜옵션 수익은 분배금으로 전환해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기초자산이 주는 배당 외에도 추가로 배당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월배당 상품과 비교해 배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12월 18일 기준 주식형 커버드콜 전략 상품 중 순자산총액 상위 3개 상품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8625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5583억원)’ ‘TIGER 미국테크TOP10타겟커버드콜(4594억원)’인데, 배당률은 각각 10.1%, 5.5%, 7.5%에 달한다.
주요 자산운용사들도 2025년 유망 ETF 자료를 발표하며 자사 커버드콜 상품 추천에 나섰다. KB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과 지정학적 긴장 심화로 국내 투자자들의 높아진 인컴 추구 수요가 2025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대표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상품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신한도 “월배당 ETF를 활용한 인컴 전략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2025년 환경에서도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ETF도 분명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상방 제한’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팔아버린 상품이다. 주가가 특정 가격 이상 올라가도 수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하방은 열려 있다. 배당금이 아무리 높아도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ETF에 커버드콜 전략을 덧붙인 상품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미래에셋은 최근 엔비디아에 30%,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에 70%를 투자하는 상품을 내놨다. 엔비디아의 성장률에 투자하면서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로 연 12% 프리미엄 수익을 추구한다. 이경준 미래에셋 전략ETF운용본부장은 “기대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커버드콜을 적용해 이자를 재원으로 월배당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의 기대수익을 통해 커버드콜로 상방이 제한되는 단점을 보완했다”며 “적절한 분산 투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퀄리티 ETF 전략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퀄리티 ETF는 가치주·성장주 등을 구분해 투자하기보다 재무건전성이 높고 우수한 신용등급을 갖춘 우량주에 선별 투자하는 ETF다. 일종의 스마트 베타 전략형 ETF인 셈이다. 스마트 베타는 단순 지수 추종의 패시브 전략과 적극적 투자 형태인 액티브 전략 중간 스탠스를 의미한다. 시장 평균보다 약간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투자하는 행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ETP전략팀은 최근 발간한 ‘2025년 ETF 투자 아이디어’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이익의 안정성, 부채비율 같은 재무안정성에 주목해 포트폴리오 구성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며 “퀄리티 팩터 투자는 일반적인 대표 지수 추종법과 달리 까다로운 선별 기준이 적용돼 성과 측면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의 경우 선별 기준이 적용된 밸류업 ETF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밸류업 ETF는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 중 섹터 평균 대비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ROE를 갖춘 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ETF다.
M7 빅테크 쏠림 경계해야
‘트럼프 테마주’ 제조업 눈길
2024년 ETF를 비롯한 자산 시장을 휩쓴 키워드는 ‘AI’다. 2025년에도 AI 열풍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24년과 동일한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쏠림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박윤철 iM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ETF의 경우 빅테크 쏠림보다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빅테크 기업 대부분이 반독점법 규제 이슈 등을 마주했고,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미국 대표 투자자들의 3분기 포트폴리오에도 주목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워런 버핏의 경우 애플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을 축적해 증시 조정에 대비했고, 드러켄밀러도 마이크로소프트를 매도했다”며 “전반적으로 이전에 급등했던 주식 혹은 빅테크를 차익 실현하며 주가 조정에 대비하는 흐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눈여겨볼 섹터는 미국 제조업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공약 키워드는 ‘새로운 미국 산업주의’다. 그중 핵심은 법인세율 인하다. 트럼프 1기(2017~2021년)와 유사한 정책이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정책이 조금씩 수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방향성만 놓고 보면 미국 제조업 단기 호황을 내다볼 수 있다. 삼성증권은 2025년 ETF 투자 아이디어 자료에서 “신산업주의로 표현되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해 아웃소싱을 중단하고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을 촉진할 것”이라며 “생산 기지의 미국 내 이전을 압박하고 저율의 세금과 규제 완화 등으로 미국 내 제조업의 갱생을 도모하는 정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혜를 받을 섹터로는 첨단 테크와 방산, 우주, 인프라 산업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중 실적 모멘텀이 확고한 방산과 우주 산업을 관심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0호 (2024.12.25~2024.12.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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