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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용의자 위험성 경고 받고도 무시” 독일 치안당국에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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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2일(현지시간) 마그데부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근처 요하네스 성당 앞에 시민들이 추모의 뜻으로 가져다놓은 초와 꽃 등이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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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차량 돌진 공격 전 독일 정부가 여러 차례 용의자가 위험인물이라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치안당국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독일 의회는 정보기관 수장 등을 불러 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23일 ZDF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독일 연방의회 내무위원회는 오는 30일 특별회의를 열고 국내외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BfV)과 연방정보국(BND), 연방이민난민청 수장을 소환해 마그데부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공격 사건의 정보실패 문제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내무위원회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독일 영주권자인 용의자 탈레브 알 압둘모센에 대해 정보기관과 경찰 등이 사전에 여러 차례 경고를 받았으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이유 등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까지 압둘모센의 극단적 사상에 대해 독일 정보기관에 3차례, 외교부에 1차례 경고 통지를 보냈지만 모두 무시당했다. 슈피겔은 지난해 사우디 정부가 인터폴을 통해 ‘테러 활동 혐의’로 압둘모센을 체포해달라고 요청하려 했다며, 독일 정부는 이를 ‘정치적’인 것이라고 보고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홀거 뮌히 독일 연방수사국장은 ZDF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 11월 사우디로부터 압둘모센에 대한 경고를 받은 뒤 위험 평가를 실시했지만 그가 특별히 위험인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신들은 사우디가 서방 국가로 이주한 자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탄압해온 전력 때문에 독일 당국이 압둘모센에 대한 경고를 오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압둘모센은 2016년 독일로부터 망명 허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독일 시민을 학살하지 않고도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거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를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극단적 반이슬람 성향을 드러내왔다. 2013년 말다툼 도중 ‘폭탄테러를 하겠다’고 상대를 위협하다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올해는 경찰과 싸움을 벌이는 등 여러 차례 폭력적 행동을 하며 경찰에 알려진 인물이기도 했다.

독일 야당에서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의 알렉산더 트롬 의원은 “많은 시민들이 올라프 숄츠 정부가 보안에서 실패했다고 여긴다”며 경찰 권한 확대를 요구했다. 급진좌파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의 사라 바겐크네히트 대표도 낸시 페저 내무장관에게 “왜 그렇게 많은 경고가 무시당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독일 일간 빌트도 “경찰과 정보기관이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내년 2월 조기 총선 이후 보안 강화를 위한 광범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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