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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어르신들의 말벗부터 복잡한 민원 해결사까지… AI가 바꿀 미래 CES서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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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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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있는 TV 화면을 스치기만 해도 집안 냉장고가 제철 요리를 제안하고, 조명과 스피커는 생활 패턴을 파악해 그때그때 조도를 바꾸고 음악을 틀어준다. 이뿐 아니다. 인공지능(AI)은 유전자 정보, 생활 습관, 의료 기록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운동을 권장하고 섭취할 영양소를 안내한다. 'MK CES 포럼 2025' 무대에 오를 글로벌 연사들이 전망한, 머지않은 미래에 펼쳐질 'AI 대전환'의 장면들이다. 매경미디어그룹은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쇼인 CES의 9년 연속 공식 미디어 파트너로, 오는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AI 대전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라는 주제로 'MK CES 포럼'을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브라이언 티펜스 시스코 최고사회적책임자(수석부사장), 정재연 삼성전자 스마트싱스팀장(부사장), 나디아 한센 세일즈포스 글로벌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총괄, 로리 슈워츠 스토리테크 최고경영자(CEO)가 각각 기조강연자로 무대에 올라 미래 AI 트렌드를 조망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전망한다.

AI가 공무원 대신 복잡한 절차 안내

나디아 한센 세일즈포스 글로벌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총괄은 사전 인터뷰에서 AI 물결이 정부 서비스를 대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는 정부 서비스의 판도 자체를 바꿀 것"이라면서 "AI가 가상 비서로 시민의 질문에 답변하고, 사례를 처리하며, 복잡한 절차를 안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정 서비스는 방대하기 때문에 국민은 정확한 담당자를 찾기 어렵고, 공무원은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 AI가 이들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가전, 패턴따라 조명·음악 제어

정재연 삼성전자 부사장(스마트싱스팀장)은 미래에는 사물이 서로 연결되면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집안 곳곳의 기기를 연결해 개인의 상황과 성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메시지다. 정 부사장은 "오늘날 집은 점점 더 많은 기능이 요구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더욱이 가족이나 가구 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일상을 보다 윤택하게 누릴 수 있도록 AI가 다양한 기기에 스며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것이 '홈 AI 허브'다. 정 부사장은 몇 가지 사례를 꺼냈다. 그는 "사용자가 '이제 잘 거야'라고 기기에다 말을 하면, 지금까지는 조명 조도를 낮춰주고 TV를 꺼주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도·습도·조도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나만의 쾌적한 숙면'을 위한 '모드'까지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TV, 스마트 모니터,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에 내장돼 있는 스마트싱스 허브(사물인터넷 중앙 연결 장치) 기능을 스크린이 탑재된 다른 가전 기기들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가까운 미래에는 삼성 제품만 갖고 있다면, 별도의 허브 없이도 다른 회사의 기기까지 연결·조작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영화산업, AI로 잠재고객 파악

CES 파트너인 스토리테크의 로리 슈워츠 CEO는 2025년 핵심 키워드로 'AI를 활용한 시니어테크'와 '양자컴퓨터' 등을 꼽았다. 슈워츠 CEO는 "AI가 노화를 늦추고 평균 수명을 연장시키는 솔루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이는 전례 없는 속도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를 예측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컨센서스(Consensus)'라는 스타트업을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컨센서스는 환자·의료진·간병인·가족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고, AI를 통해 환자들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슈워츠 CEO는 "AI를 활용하면 환자의 인지 능력과 기분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며 "가족이나 간병인이 이를 토대로 환자와 보다 정교한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 산업도 판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슈워츠 CEO는 "스튜디오에서는 이미 사전 시각화 작업, 카메라 시각 효과, 포스트 프로덕션에 걸쳐 전 작업을 AI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스타트업 런웨이는 영화사 라이언게이트와 손을 잡고 있고, 시네리틱은 AI 기술을 활용해 관객 데이터를 분석해 제작·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 폭증…ESG 물결 계속될 것

브라이언 티펜스 시스코 최고사회적책임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을 하더라도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물결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스코의 친환경 활동은 환경을 위해 옳은 일이도 하지만, 고객이 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도 시스코의 역할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접근 방식이 필요한 까닭은 AI 부상과 무관치 않다. 티펜스 수석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엄청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전력 수요가 가용 전력을 능가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배출과 절감이 일치하는 이른바 '넷제로'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그는 트럼프 시대를 맞아 미국에 직접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도 조언했다. 티펜스 수석부사장은 "한국 기업들도 미국에 오면 지역 사회와 유대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 개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길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 경쟁하는 다른 조직과 협렵하는 것 역시 사회적 영향력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서울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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