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주최 제막식서 3m 높이 외관 공개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동상' |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박세진 기자 = 대구시가 23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시민단체 등의 반발 속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박정희우상화반대범시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동상 철거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는 이날 오후 2시 홍준표 대구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박정희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과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참석자가 2천여명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희 동상을 덮고 있던 천이 걷히며 3m 높이 외관도 공개됐다.
박정희 동상은 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인 1965년 9월 그가 추수하며 웃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동상 둘레석에는 당시 사진과 함께 "보릿고개 넘어온 길, 자나 깨나 농민 생각", "쌀 없으면 자립도 없다" 등 글귀가 표기됐다.
대구시는 박 전 대통령이 농촌 경제를 일으켜 가난을 극복하게 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박정희 동상과 홍준표 시장 |
홍 시장은 "역사적 인물을 평가할 때는 과만 들추지 말고 공이 있다면 기리는 것이 후손의 도리"라며 "지난 5월 대구시의회 동의도 얻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불법 설치 논란 등에 대해 "동대구역 광장은 2017년 대구시가 철도공단에서 관리권을 이양받았고 지금까지 광장 조성을 우리(대구시)가 해왔다"며 "내년 초가 되면 소유권도 넘어온다"고 반박했다.
'박정희 동상 설치 반대' |
대구지역 시민단체 등은 제막식 전후 집회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대구시를 규탄했다.
박정희우상화반대범시민운동본부는 제막식 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정희 우상화 반대 및 대구시장 규탄 시민대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박 전 대통령의 친일·독재 행적 등을 거론하며 동상 철거를 촉구한 뒤 "독재자 박 전 대통령을 숭배하고 있는 홍 시장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동대구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가철도공단이 지난 13일 대구지법에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대구시는 결과가 나기 전인 지난 21일 동상을 설치했다.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동상 설치를 반대하는 인사들은 홍 시장이 제막식 현장에 도착하자 "사퇴하라" 등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대구경찰청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투척 방지용 그물망을 현장에 배치했다.
반대 인사들은 경찰이 설치한 질서유지선(차단벽) 앞에도 모여 제막식이 끝날 때까지 "박정희 동상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제막식에서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며 연행되거나 입건된 사례는 없었다.
박정희 동상 건립을 찬성하는 보수성향 인사들도 동대구역 광장에서 별도의 집회를 열고 "박정희 정신을 이어가자"고 목소리를 냈다.
psjpsj@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