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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제주 인구 유입 감소세…“자연 좋아 왔다가 높은 물가에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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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주 이주 열풍을 견인했던 ‘효리네 민박’. 제이티비시(JTBC)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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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 동안 불었던 제주 이주 열풍이 완전히 꺾였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67만명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인구정책담당관제를 신설하기로 하는 등 인구 감소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23일 제주도의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제주도 인구(주민등록상 외국인 제외)는 67만632명이다. 한때 이주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12년 이후 인구 변화 추이를 보면 격세지감이다. 제주도 인구는 2012년 말 58만3713명에서 2013년에는 1만93명이 늘어난 59만3806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14년 말에는 처음으로 60만명이 넘은 60만7346명으로 1년 사이 1만3540명이 늘었다. 한 달에 1천명 이상이 제주도에 들어온 셈이다.



이런 추세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2015년에는 62만4395명, 2016년 64만1597명, 2017년 65만7083명, 2018년 66만7191명으로 해마다 적게는 1만108명에서 많게는 1만7049명이 제주로 이주했다.



이 기간 주택 매매가격지수도 가파르게 증가해 2014년 12월 88.3에서 2015년 12월엔 95.5, 2016년 12월 99.9, 2017년 101.6, 2018년 102.5로 뛰었다.



이처럼 제주도로 인구 유입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당시 유행처럼 번진 제주살이 열풍과 영어교육도시 개발 등으로 이주민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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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동안의 제주도 인구 변동과 주택 매매가격 지수의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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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인구의 유입이 주춤하더니 지난해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의 경우 제주도 인구는 67만5252명으로 전년도보다 2907명이 줄었고, 올해는 지난달 말 현재 67만632명으로 지난해에 견줘 4620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로라면 내년에는 66만명대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주택 매매가격 지수도 2021년 12월 104.0에서 2022년 12월에는 103.8, 2023년 12월 101.4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0.1로 떨어졌다.



제주도는 최근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정책담당관 직제를 신설하는 내용의 ‘제주도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조례 시행규칙 일부 개정 규칙안’을 입법 예고했다.



제주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제주도 이주 열풍이 불면서 덩달아 뛴 것은 제주도 부동산값이다. 제주의 자연이 좋아 제주에 들어온 이주민들이 높은 부동산값과 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데다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제주에 왔다가 육지로 다시 돌아가는 이유로 보인다”며 “제주의 자연이 좋아 제주를 찾았다가 제주도 곳곳이 개발 바람에 휩싸이는 것을 보고 실망한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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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열풍이 불었던 제주도 인구가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제주시 신제주로터리 일대.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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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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