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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의결 정족수는 151명일까? 200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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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국무총리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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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공포를 압박하면서 탄핵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정식으로 발의하면 의결 정족수가 몇명인지에 관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인 만큼 그를 탄핵하려면 ‘대통령 탄핵 기준’에 맞춰 의결 정족수를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과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로 간주해 재적의원 과반수인 151명이면 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어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의결정 족수는 원직인 ‘국무총리’에 맞춰 해석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에 힘을 얻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의 일부를 대리 수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선출직 대통령의 권한 모두를 이양 받은 것이 아니고 총리의 위치에서 대통령을 대행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직을 탄핵하면 자동적으로 권한대행은 탄핵이 되는 것”이라며 “국무총리도 부총리·장관도 모두 원직에 대해 탄핵하고 그에 따라 의결 정족수 기준을 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같은 의견을 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날 국회입법조사처가 회신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국회 의결정족수’ 답변을 공개했다. 입법조사처는 회신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권한대행 취임 이전 총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중에 탄핵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 발의 및 의결요건이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이론이 없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이 총리시절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것을 사유로 탄핵 의결정족수가 151명이라는 뜻이다.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탄핵소추 남용 방지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제5조 직무대행자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 금지 등’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가중된 요건(탄핵소추)을 대통령 직무대행자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해당 직무대행자의 지위와 직무를 고려할 때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는 문구가 있다.

입법조사처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권한대행의 탄핵도 대통령 탄핵과 같은 수준의 의결정족수가 필요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당시에도 입법조사처는 총리는 선출되지 않은 직이므로 일반 탄핵요건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법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달았다.

이 같은 견해에 대해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권한대행은 일시적으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한해서 대행하는, 총리 신분에 있는 사람이고 탄핵 절차는 신분 박탈 절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총리직에 맞춰 151석이 의결 정족수가 된다”며 “권한대행의 탄핵 의결 정족수를 대통령과 같이 보는 것은 판단착오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의결 정족수는 한 권한대행 탄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 변수다.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로 간주해 재적 의원 과반(151명)만 찬성해도 된다고 하면 민주당 의석수(170명) 만으로도 충분하다. 반면 대통령 탄핵소추 정족수에 준하는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가 찬성해야 한다고 하면 국민의힘에서도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한 권한대행을 향해 24일까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야당이 시일을 공개적으로 지정한 만큼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권한대행의 탄핵에 대해 명시적인 법 해석이 없다 보니 권한 있는 기관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하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1석으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의결한다면,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이 의결이 적법한 것인지 판단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최종 유권해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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