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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200명 넘는 사상자 낸 獨 차량 돌진 테러범은 ‘이슬람 혐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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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크리스마스 마켓이 테러 타깃

조선일보

21일 독일 동부 도시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 차량 돌진 테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꽃다발을 갖다 놓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앞서 전날 발생한 테러로 최소 5명이 목숨을 잃고 200여 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너온 이주민으로 반이슬람 성향을 보이며 극우 정당을 추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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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앞둔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벌어진 차량 돌진 테러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면서 유럽이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 용의자는 중동 출신 이민자이면서도 이슬람 근본주의에 반대해 왔다는 점에서 기존 이민자 테러와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7시 동부 도시 마그데부르크의 야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벌어진 차량 돌진 테러로 인한 희생자는 아홉 살 어린이를 포함해 5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200명을 넘어섰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발상지이기도 한 독일에서는 이맘때쯤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 도시에서도 중심가에 크리스마스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야외 시장이 생긴다. 특히 주말을 앞두고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이던 중에 테러가 벌어져 인명 피해 규모가 컸다.

조선일보

탈레브 압둘모센


용의자 탈레브 압둘모센(50)은 렌트한 독일제 SUV 차량을 타고 인파 속으로 돌진해 3분여 만에 시민 수백 명을 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은 인근의 한 트램 정류장에 부딪혀 멈췄고 압둘모센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그에게 살인 혐의 5건과 살인 미수 혐의 205건을 적용할 예정이다.

압둘모센은 중동 출신 이민자이지만 중동·북아프리카 정세 불안으로 난민이 대거 독일로 몰려들기 훨씬 전에 독일에 정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2006년 독일에 와서 난민 신청을 했고, 2016년에 영주권을 얻어 최근까지 인근 소도시에서 정신과 의사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다수 중동 출신 이민자가 믿는 이슬람교에 비판적이고, 반(反)난민 정책을 표방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극렬 지지자로 드러났다.

그의 범행 동기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독일 정부가 유럽을 이슬람화하고 있다’며 난민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난민에 대한 포용적 입장을 견지해 온 그간의 독일 정부에 대한 반감이 테러의 기폭제가 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의 과거 X 게시글 중에는 “난민을 대거 받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를 사형해야 한다”는 등 내용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간 테러 용의자들은 이슬람을 믿는 젊은 급진주의자가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더욱 복잡한 사례”라고 했다. 영국 BBC는 압둘모센의 과격한 반이슬람적 성향에 관해 독일 당국에 네 차례 위험을 경고했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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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북적이는 인파를 향해 고속으로 돌진한 차량이 차체와 유리창이 부서진 채 멈춰 서 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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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럽 나라들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극단주의 성향을 가진 이민자들이 벌이는 테러의 온상이 된 경우가 있었다. 2016년 독일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튀니지 출신 이민자가 트럭을 몰고 인파를 향해 돌진해서 12명이 사망했고, 2018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알제리계 2세가 총기를 난사해 5명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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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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