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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사회일까.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한해 동안 소득이 늘어 계층(소득분위)이 상승한 대한민국 국민은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아서다. 대부분의 저소득층은 적어도 6년은 땀 흘려 일해야 빈곤층(1분위ㆍ소득하위 20%)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저소득층에 속한 기간이 길면 길수록 빈곤은 더 심화했다. 특히 1분위에 속하는 노년층 10명 중 4명은 1년 뒤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했다. 빈곤의 고착화가 보인다는 거다.
17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7~2022년 소득이동 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이 통계는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와 국세청 소득자료를 연계해 지난해부터 개발한 건데, 이번이 첫 공표다. 6년간 같은 사람의 소득이 상향이동했는지, 하향이동했는지를 파악해 사회 이동성을 개선하고, 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통계다. 여기서 '소득'은 노동을 통해 번 근로ㆍ사업소득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소득분위의 상승이나 하락을 경험한 사람은 34.9%(소득이동성)였다. 소득분위를 유지한 사람은 65.1%였다. 상향이동한 사람은 17.6%로 하향이동한 사람(17.4%)보다 조금 많았다. 남자(34.0%)보다는 여자(36.0%)가, 노년층(25.7%)보다는 청년층(41.0%)의 소득이동성이 높았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은 하향이동(15.7%)이 상향이동(10.0%)보다 높았다. 젊을수록 상향이동 가능성이, 늙을수록 하향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시도별로 보면 2022년 기준, 상향이동하는 비율이 높은 지역은 인천ㆍ제주ㆍ경기였고, 낮은 지역은 세종ㆍ전남ㆍ전북이었다.
1분위의 상향이동 비율은 2018년 31.9%, 2019년 31.7%, 2020년 32.2%로 커졌다가 2021년 31.7%, 2022년 30.9%로 떨어졌다. 1분위의 상향이동이 2년 사이에 더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다. 당시 몰아쳤던 팬데믹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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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7년에 1분위에 속해 있던 사람이 2022년까지 1분위를 탈출하지 못한 이는 10명 중 3명에 달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10명 중 7명이 1분위를 탈출하는 데 6년이 걸렸다는 거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노년층보다는 청년층이 1분위에서 빨리 벗어났다. 특히 청년층 남자의 1분위 지속기간 비율이 가장 빨리 감소했다. 소득분위 유지 비율은 노년층의 경우 2022년 1분위가 39.8%로 가장 높았다. 가난한 노년층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소득액의 증감을 나타내는 '절대적 이동성'을 보면, 2022년 소득액이 전년보다 늘어난 사람은 64.4%로 감소한 사람(32.9%)보다 많았다. 구간별로는 10% 미만 증가한 사람이 22.0%로 가장 많았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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