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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6년 전보다 계층 올라간 사람 17.6% : 계층 고착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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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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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사회일까.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한해 동안 소득이 늘어 계층(소득분위)이 상승한 대한민국 국민은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아서다. 대부분의 저소득층은 적어도 6년은 땀 흘려 일해야 빈곤층(1분위ㆍ소득하위 20%)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저소득층에 속한 기간이 길면 길수록 빈곤은 더 심화했다. 특히 1분위에 속하는 노년층 10명 중 4명은 1년 뒤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했다. 빈곤의 고착화가 보인다는 거다.

17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7~2022년 소득이동 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이 통계는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와 국세청 소득자료를 연계해 지난해부터 개발한 건데, 이번이 첫 공표다. 6년간 같은 사람의 소득이 상향이동했는지, 하향이동했는지를 파악해 사회 이동성을 개선하고, 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통계다. 여기서 '소득'은 노동을 통해 번 근로ㆍ사업소득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소득분위의 상승이나 하락을 경험한 사람은 34.9%(소득이동성)였다. 소득분위를 유지한 사람은 65.1%였다. 상향이동한 사람은 17.6%로 하향이동한 사람(17.4%)보다 조금 많았다. 남자(34.0%)보다는 여자(36.0%)가, 노년층(25.7%)보다는 청년층(41.0%)의 소득이동성이 높았다.

남자는 상향이동(17.2%)이 하향이동(16.8%)보다 좀 더 높았고, 여자는 상향과 하향 모두 18.0%로 동일했다. 청년의 경우는 상향이동(23.0%)이 하향이동(18.0%)보다 높았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은 하향이동(15.7%)이 상향이동(10.0%)보다 높았다. 젊을수록 상향이동 가능성이, 늙을수록 하향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시도별로 보면 2022년 기준, 상향이동하는 비율이 높은 지역은 인천ㆍ제주ㆍ경기였고, 낮은 지역은 세종ㆍ전남ㆍ전북이었다.

눈여겨볼 점은 저소득층인 1분위에서의 소득이동성이다. 2021년 1분위에 속해 있던 이들 가운데 2022년에 상향이동한 이들은 30.9%였다. 69.1%는 그대로 1분위를 유지했다.

1분위의 상향이동 비율은 2018년 31.9%, 2019년 31.7%, 2020년 32.2%로 커졌다가 2021년 31.7%, 2022년 30.9%로 떨어졌다. 1분위의 상향이동이 2년 사이에 더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다. 당시 몰아쳤던 팬데믹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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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7년에 1분위에 속해 있던 사람이 2022년까지 1분위를 탈출하지 못한 이는 10명 중 3명에 달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10명 중 7명이 1분위를 탈출하는 데 6년이 걸렸다는 거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노년층보다는 청년층이 1분위에서 빨리 벗어났다. 특히 청년층 남자의 1분위 지속기간 비율이 가장 빨리 감소했다. 소득분위 유지 비율은 노년층의 경우 2022년 1분위가 39.8%로 가장 높았다. 가난한 노년층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소득액의 증감을 나타내는 '절대적 이동성'을 보면, 2022년 소득액이 전년보다 늘어난 사람은 64.4%로 감소한 사람(32.9%)보다 많았다. 구간별로는 10% 미만 증가한 사람이 22.0%로 가장 많았다.

2022년 소득이 증가한 사람은 청년층(68.1%)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중장년층(63.8%), 노년층(52.6%)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에선 소득액이 50% 이상 증가한 사람의 비율이 높았고, 중장년층에선 10% 미만 늘어난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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