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이은 한국의 관세 시사에 민감하게 반응
한국시장 공략을 선언한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매년 한 개 이상 차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사진은 21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마련된 시승장에 있는 비야디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선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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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상계관세 부과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이 "한국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 가능성과 관련해 "실제 한국이 해당 조치를 취할지는 명확히 알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중국 분석가들은 한국의 잠재적 (조사) 움직임이 가져올 끔찍한 결과를 경고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이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실용적 조치를 취해 개선·성취를 보이고 있는 (한중) 양국 간 경제 협력 모멘텀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한국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검토 등을 시사한 데 따른 반응이다. 앞서 한국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 18일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관세 관련 검토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서 수십 %에 해당하는 보조금 상계관세를 부과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도 상계관세를 부과할 근거 조항이 관세법에 있다"며 "국내 산업 이해관계자 등이 보조금 조사 신청을 해 온다면 보조금 협정과 관세법에 따라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충칭시 남서부 장안자동차 물류센터에 전기차들이 줄지어 있다. 충칭=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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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관세는 상대국 정부에서 지급한 보조금이 반영된 수출 품목으로 수입국 기업이 피해를 입는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미국과 EU가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나선 데 이어, 한국마저 그 가능성을 열어두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뤼차오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 신문에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데, 한국이 미국·EU의 일방적 무역 조치를 따라가면 한국 기업들과 한국인들의 이익도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도 중국의 맞불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한국의 상계관세 부과 가능성이 당장은 크지 않다는 게 중국 측 판단이다. 상계관세 부과 검토를 위해선 한국 자동차 기업의 반보조금 조사 요청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여전히 중국 시장을 중시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 해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정부 관리의 상계관세 관련 발언은) 현재로선 중국 산업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제스처 선언'과 같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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