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반기 내내 박스권 갇혀
새내기주 대부분 공모가 하회 중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해 국내 증시는 상반기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제 리스크, 탄핵 정국 등으로 급락했다.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부각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현상이 그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 증시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상승세가 기대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유례없는 한파가 덮쳤다.
◆코스피 '상승 랠리' 소외...12월엔 2400선도 붕괴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초 2669.81에서 20일 기준 2404.15까지 9.95% 하락했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2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후 상반기까지는 반짝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7월 말 2770.69에 마감했다. 하지만 8월 5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코스피가 2500선까지 밀리면서 8.77% 폭락했다. 이날 2020년 3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했고,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상반기 내내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떠나가기 시작한 시점도 8월이다. 8월부터 12월 20일까지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5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에만 약 22조1740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문제는 코스피의 회복력이다. 이후 주요 글로벌 증시들은 '상승 랠리'를 보이는 등 제자리를 찾아갔지만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인한 관세 정책 우려 등으로 박스권에 머물렀다. 그리고 12월에 들어서는 12·3 계엄령 사태가 증시에 타격을 입히면서 12월 9일에 '검은 월요일'이 재현됐다. 이날 코스피는 2400선을 지키지 못하고 2360.58에 마감했다. 계엄사태 이후 한국 증시의 성과는 글로벌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 10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계엄령 선포 이후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전 세계 93개 지수 중 코스닥이 93위, 코스피가 92위를 기록했다"며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부진도 증시침체에 한 몫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를 기록하는 등 신저가 행진을 이어왔다. 20일 기준 삼성전자의 종가는 5만3000원으로, 연초 대비 32.48% 하락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부진에서 삼성전자만 제외해도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부진에 대한 압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만큼 삼성전자가 표면적으로 많은 부분을 가리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 IPO 시장 '외화내빈'...새내기주 급락 이어져
IPO 시장도 8월에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188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1곳 늘었다. 다만 이 중 심사를 철회한 기업은 33곳으로 지난해 30곳보다 3곳 늘었다. 올해 IPO 시장의 반등이 기대됐던 만큼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다.
올해 상장한 기업은 더욱 줄어든다. 지난해 상장 기업은 149개사(유가증권17곳·코스닥132곳)였으나 올해는 137곳(13곳·124곳)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공모 규모가 1조원을 넘기는 '빅딜'은 전무했으며, 1000억원 이상의 대어급도 HD현대마린솔루션, 시프트업 등 5곳에 불과하다.
더욱 문제는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하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기준 상장을 완료한 새내기주 74개(스팩·재상장 등 제외) 중 주가가 공모가보다 내려간 종목은 52개로 전체의 70.2%를 차지한다. 지난 2일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신규상장주의 주가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3개월 평균 -2.0%로 전년 +35% 대비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수요 예측 경쟁률은 높아지고 있으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낮아지고 있으며 공모가 대비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IPO 시장의 흥행 여부는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