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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사실 확인이 필요한 허위 의심 정보에 대해 짚어보는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팩트체커(이하 선정수)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네. 오늘 팩트체크 주제는 귤과 딸기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인데요. 귤과 딸기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이 귤과 딸기에 관한 알쏭달쏭한 정보들도 정말 많이 떠돌고 있는데요. 오늘 하나하나 확실히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어떤 건가요?
◆ 선정수 : 네. 귤을 주무르면 더 달아진다는 내용인데요. 실제로 섭취하기 전에 귤을 한참 동안 주물렀다가 드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최휘 : 맞아요.
◆ 선정수 : 인터넷에 검색을 하면 귤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와 있는데요. 네티즌들이 개인적으로 작성한 블로그에서부터 공신력 있는 대형 언론사들의 기사까지 굉장히 많습니다. 일부 글에서는 꽤 그럴싸하게 근거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귤을 주무르거나 던지는 등 충격을 가하게 되면 이 과정에서 에틸렌이라는 성분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귤의 숙성을 유도해서 당도를 무려 20%나 상승시켜서 실제로 귤의 단맛이 강해진다는 설명이 있고요. 또 다른 곳에서는 귤을 주무르면 귤 알갱이가 조금씩 터지면서 신맛을 내는 유기산이 귤 전체에 퍼져서 맛이 더욱 고루 느껴지게 한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 최휘 : 지금 전해주신 내용 들어보니까 굉장히 과학적이고 설득력 있어 보이는데. 그런데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하실 것 같아요. 어떤가요?
◆ 선정수 : 네 맞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 감귤 연구소는 이미 2021년에 보도 자료를 통해서 이런 속설에 대해서 근거가 없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연구소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감귤을 손으로 주물러 먹는다고 했을 때 실제로 주무르는 시간은 아주 짧아서 이로 인해 특정 성분 변화가 일어나 맛의 차이를 낸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이미 밝혔고요. 그리고 '또한 과학적으로 증명된 연구 결과도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퍼지게 됐는지 근원을 한번 추적을 해 봤는데요. 기사로 검색되는 가장 오래된 콘텐츠는 2012년 9월 동아사이언스의 보도입니다. 제목이 '추석 과일 맛있게 먹는 법'인데요. '떫은 감, 때려! 사과는 구워! 배에 소금 뿌려!' 이런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에틸렌이 많이 분비될수록 감은 달게 되는데 감에 충격을 주면 더 많은 에틸렌이 분비된다. 적당히 때리면 달달한 감이 된다는 것이다. 귤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후에 이 기사를 근거로 귤을 주무르면 당도가 높아진다는 속설이 퍼지기 시작한 걸로 보입니다. 또 에틸렌이 귤의 당도를 20% 상승시킨다는 부분도 찾아봤는데요. 2015년 11월에 KBS 보도 '[똑! 기자 꿀! 정보] 과육부터 껍질까지…귤 200% 즐기기!' 이런 기사에 처음 언급이 됩니다. 해당 보도에 출연한 한 전문가는 '귤에 스트레스를 주면 에틸렌의 영향으로 인해서 당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공격이 왔을 때 자기를 방어하기 때문에 그냥 생귤보다 당도가 약 20% 정도 상승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데요. 제가 이 전문가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여기서 언급된 연구 보고의 출처를 물었지만 찾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 전문가는 '인터뷰가 오래된 일이라서 기억나지 않고 관련해서 남아 있는 자료도 없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다만 인터뷰 과정에서 작가가 써준 대본을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 최휘 :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도 그렇고요. 실제로 귤을 주물주물 주물렀다가 먹으면 더 단맛이 강해진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거든요.
◆ 선정수 : 예. 바로 온도 때문인데요. 단맛이 가장 잘 느껴지는 온도는 30도 내지 40도 정도로, 체온에 가까울 때 가장 강하게 단맛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귤을 손으로 주무르는 과정에서 손의 온기로 인해서 차가웠던 귤이 체온과 엇비슷할 정도로 따뜻해지면서 단맛이 더욱 잘 느껴진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냉장고에 있던 귤이 체온과 엇비슷할 정도로 따뜻해지려면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주물러야 되는 걸까요? 그래서 귤을 구워서 드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실제로 귤을 굽는 건 이 달콤함을 느끼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굽는 과정에서 수분이 일부 증발하면서 부피당 당 밀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단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가정에서는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껍질째 구워주거나 전자레인지에 20초 30초 정도 데워주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 최휘 : 단맛이 강해지는 건 귤을 주물러서가 아니라 주물주물하면서 손으로 전해진 따스한 온기 덕분이었군요.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 최휘 : 네.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귤은 겨울 과일이다. 이건 사실 아닌가요?
◆ 선정수 : 대체로 사실이라고 판정을 했는데요. 예전에는 귤은 겨울 과일이 분명했죠. 조선시대에는 동지 무렵에 제주 목사가 왕에게 귤을 진상했다는 기록도 있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사시사철 귤을 맛볼 수가 있습니다. 온주밀감은 10월부터 2월까지, 황금향이라는 품종은 11월 하순, 레드향은 1월, 한라봉과 천혜향은 2월, 카라향은 5월부터 시장에 선을 보입니다. 하우스 감귤이 5월부터 9월까지 출하되고요. 그래서 이 감귤 출하시기를 쭉 적어놓는 달력을 보면 이 달력이 비어 있는 시기는 1년 중에 9월 하순 정도뿐입니다. 또 귤은 제주에서만 자란다고 알고 계시는 분들도 가끔 계시는데요. 귤은 경기도, 강원도 등 이미 전국적으로 재배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시설이 아닌 노지에서는 경남 통영시의 욕지도, 전남 완도군 소안도 이런 남부 지역 일부에서 재배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기후 변화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적용을 하면 2050년에는 강원도 해안 지역에서도 노지 감귤을 재배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 최휘 : 그렇군요. 그럼 이건 어떨까요? 귤 겉껍질을 까면 하얀 섬유질이 보이는데 이걸 '먹어야 한다.' 또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엇갈립니다.
◆ 선정수 : 그 감귤의 과실과 겉껍질 사이에 형성된 하얀 실 같은 이것을 영어로는 알베도(albedo)라고 부르고요. 한의학에서는 '얽힐 락'자를 써서 귤락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게 표준 국어대사전에는 안 나오는 말인데요. 이 귤락은 특별한 맛이 없고 식감도 좀 질긴 특성을 띱니다. 그래서 과실에 귤락이 너무 많이 붙어 있는 경우에는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시고 귤 드실 때 귤락을 꼼꼼히 전부 다 빼고 드시는 분들도 계시죠.
◇ 최휘 : 저도 다 떼고 먹어요. 왠지 식감이 질겨서.
◆ 선정수 : 그런데 이 귤락에는 펙틴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합니다. 이 펙틴은 장내 유익균을 보호해서 장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고요. 또 귤락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변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변비는 대장의 연동 운동이 저하되는 것이 원인인데 이 식이섬유가 많은 귤락을 섭취하면 장운동을 활발히 할 수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헤스페리딘이라는 성분이 혈관의 탄력을 높여서 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항염증, 항균 작용도 한다고 합니다. 농진청은 이 귤락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귤락의 질긴 식감 등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떼고 먹지 않아도 된다. 감귤은 과실뿐만 아니라 귤락, 귤껍질에도 비타민과 히스페리딘 등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 최휘 : 앞으로는 이 하얀 섬유질 귤락, 떼지 않고 그냥 먹어야겠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겨울철 제철 과일 딸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알아볼 주제는 '딸기 꼭지 칼로 떼지 마라.'인데요. 이건 맥락부터 좀 알아봐야 될 것 같아요.
◆ 선정수 : 건강 매체인 헬스조선은 2021년 1월 '딸기 꼭지… 손으로 떼세요? 칼로 떼세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발행을 했는데요. 기사 내용을 좀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손질할 때 꼭지 떼는 방법에 주의해야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딸기 열매는 줄기에서 양분을 받아 꼭지 근처에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가장 많이 모여 있다. 따라서 칼로 꼭지 주위 흰 부분을 도려내게 되면 영양소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손으로 꼭지를 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기사가 언급을 하고 있는데요. 인터넷에 게재된 기사에는 아무런 근거가 명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헬스조선 홈페이지에는 작은 글씨로 참고 서적 제목이 적혀 있는데요. 그래서 이 해당 서적을 찾아봤습니다. 헬스 조선의 출판 브랜드에서 펴낸 책인데요. 일본의 대학 병원 영양부에서 펴냈다고 하는 번역서인데요. 영양분 손실 없이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25만 부나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자랑도 하는데 여기까지만 확인하고 그냥 믿기에는 좀 굉장히 찜찜함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 최휘 : 그래서 또 직접 전문가에게 확인을 하셨다고요?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농촌진흥청 소속의 국립 채소 연구기관인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라고 있는데요. 여기다 확인을 했습니다. 과학원은 이렇게 밝혔는데요. '딸기는 과실 끝부분부터 착색 및 성숙이 이루어집니다. 과실이 하얀 성숙 단계보다 빨갛게 착색되는 성숙 단계에서 안토시아닌, 탄수화물, 유기산, 비타민 등의 영양소 함량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꼭지 근처에 하얀 과육에 영양소가 더 많다는 근거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답변을 합니다. 비타민 등 딸기 영양소는 빨갛게 익을수록 함량이 증가합니다. 줄기를 따라서 수분과 양분이 공급되기는 하겠지만 과육의 숙성도에 따라서 영양분의 함량이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013년 발표한 '딸기 품종의 성숙도, 저장온도 및 저장기간에 따른 과실 품질과 항산화 활성 변화' 이런 논문이 있는데요. 이 논문에 따르면 수확 직후 50%만 착색된 대왕 품종과 서량 품종의 딸기 안토시아닌 함량은 100% 착색된 과실의 33%와 42% 수준으로 낮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줄기와 가까운 흰 부분에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볼 근거가 없는 거죠.
◇ 최휘 : 네. 귤과 딸기에 관한 재미있는 상식들 알아봤는데요. 올 겨울도 귤과 딸기 많이 드시고 상큼 달달한 연말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정수 : 네 고맙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와 함께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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