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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인파 몰린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 돌진… 70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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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검은색 차량이 인파가 몰린 크리스마스 마켓 가판대 통로로 돌진하고 있는 모습과 사상자가 속출한 범행 이후 장면.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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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이 돌진해 최소 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운전자의 차량 돌진을 고의적 공격으로 보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MDR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는 이날 7시쯤 발생한 사고로 현재 부상자 가운데 15명은 중상이다. 라이너 하젤로프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성인 1명, 어린이 1명이다.

경찰은 검은색 BMW가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군중을 향해 약 400m를 돌진했으며, 현장에 남겨진 차량에 폭발물이 있는지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엑스(X)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이 같은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차량은 가판대 사이 통로를 가득 메운 인파를 향해 그대로 빠른 속도로 질주했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대로 들이받혔다. 이후 촬영된 영상에는 응급구조대원들이 피해자들을 치료하는 모습과, 목격자들의 울음소리 등 아비규환이 된 모습이 담겼다. 한 시장 노점상은 이 광경에 대해 “전쟁이 연상된다”고 묘사했다.

작센안할트주 당국은 운전자를 체포했으며, 고의적 공격으로 추정하고 있다. 용의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5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라이너 하젤로프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용의자 정보에 대해 2006년부터 독일에 거주했으며, 2016년 난민으로 인정됐다고 했다. 하젤로프 총리는 “이번 일은 그의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더 이상 도시에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공격 직전 차량을 렌트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용의자가 어떤 의도로 범행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관련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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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후 봉쇄된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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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당국은 현장에 응급치료 부스를 차리고 헬기를 투입해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튀링겐주 에르푸르트 당국은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관내 크리스마스 마켓을 폐쇄했다.

독일 크리스마스 시즌에 차량 돌진 공격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12월 19일 베를린 도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도 트럭이 돌진해 13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 당시 튀니지 출신 용의자 아니스 암리(당시 24세)는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범행 나흘 뒤 이탈리아에서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2018년에는 독일 국경과 인접한 프랑스 동부 도시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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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범행이 이뤄진 마그데부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들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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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적 차량 돌진 범행이 이뤄진 현장에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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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독일 정부는 크리스마스 마켓 공격을 계획한 용의자를 여러 차례 적발하는 등 연말마다 테러 위협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불과 2주전에도 당국은 바이에른 크리스마스 마켓에 테러 위협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라크 출신의 37세 남성을 체포했다. 지난달엔 내무부가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흉기 소지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유독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이 같은 범행이 이뤄지는 이유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기독교 가치의 상징인 만큼 이슬람 극단주의의 표적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에서는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직후까지 약 한 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약 2500~3000개 마켓이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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