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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시승기] 비·눈길서도 돋보이는 ‘포르셰 911 카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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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911 카레라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스포츠카답게 강력한 주행 성능에 다양한 첨단 기술을 장착하고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등 도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주행 보조 기능이 위험을 경고하고, 설정을 조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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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911 카레라 쿠페. /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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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개구리가 웅크리고 있는 듯한 외관은 지난 1963년 911이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유지되고 있다. 둥근 헤드램프(전조등)와 넓은 전면부는 곡선형의 루프(천장) 라인과 이어지며 역동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엔진이 뒤에 있고, 뒷바퀴를 굴리는 RR(리어 엔진, 리어 드라이브) 구동 방식은 볼륨감 있는 뒤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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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911 카레라 쿠페. /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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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카레라 쿠페 모델을 시승했다. 실내로 들어서는 건 살짝 힘겹다. 차체가 지면에 바짝 붙어 있어 운전석에 앉으려면 성인 여성도 고개와 허리를 한참 숙여야 하고, 차 문도 무거운 편이다. 수평으로 뻗은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내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아날로그 시계와 물리 버튼 등은 클래식한 스포츠카의 매력을 더했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좌측 하단에 있는 회전식 키를 돌려 시동을 걸자 우렁찬 엔진음이 터져 나왔다. 굵직하게 쾅쾅 터지는 듯한 소리는 시선을 끄는 외관만큼이나 차량을 주목하게 하는 요소다. 포르셰 마니아들 사이에선 먼 곳에서 들리는 엔진음만 듣고도 911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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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911 카레라 쿠페. /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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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음과 함께 시트, 운전대로 전해지는 진동은 고속으로 내달릴 때는 운전 재미를 더했지만 도심에서 저속 주행하면서는 거슬리기도 했다. 소리가 울리는 지하 주차장이나 조용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시동을 걸거나, 주차할 때는 덜덜 떨리는 진동이 부담스러웠다.

액셀러레이터(가속 페달)는 예상보다 묵직했지만, 급한 가·감속에도 반응이 재빨랐다.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몸이 뒤로 확 쏠릴 정도로 끌고 나가는 힘이 세다. 차량에 탑재된 6기통 가솔린 엔진은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결합해 392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2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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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911 카레라 쿠페. /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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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강력한 주행 성능은 첨단 기술이 적용된 주행 보조 기능 덕분에 더욱 돋보였다. 차량이 젖은 노면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미끄러짐 등을 막기 위해 주행 설정을 조정해 주는 ‘웻(Wet)’ 모드가 대표적이다. 시승 기간 중 비와 눈이 쏟아져 도로가 미끄럽고, 고르지 않았지만 차량은 흔들림 없이 날렵하게 움직였다.

궂은 날씨 때문에 차가 밀리거나 길이 좁아지는 구간이 많았는데, 차량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가 위험을 경고했고 브레이크 지원 시스템 등이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공조 시스템 반응도 즉각적이라 굵은 빗방울, 눈발, 습기 속에서도 몇 초 사이에 시야가 확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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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911 카레라 쿠페. /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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웻 모드를 활성화하면 차량이 알아서 설정을 조정하기 때문에 주행을 비롯한 전반적인 시스템이 더 빠르고 민첩하게 작동한다는 게 포르셰 측 설명이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일시적으로 강한 동력이 필요할 때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엔진 출력이나 최대 속도를 제한하지 않는 만큼 과속 주행은 여전히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11 카레라 쿠페 가격은 1억7110만원부터 시작한다. 트림별로 카레라 4는 1억8030만원, 카레라 S는 1억8850만원, 카레라 4S는 1억9770만원이다. 고성능인 카레라 GTS 쿠페 가격은 2억1690만원부터이고 카레라 4 GTS 쿠페는 2억2610만원이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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