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인시황] ‘파월 발언’에 10만달러 깨진 비트코인

가상자산 가격 추이. /쟁글 제공

12월 16~20일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비트코인 비축 불가’ 발언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으로 하락했다. 특히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던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10만달러까지 붕괴됐다.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6% 하락한 9만7950달러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보다 2.11% 하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10만8000달러까지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하루 만에 10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10만2000달러까지 반등하는 듯했으나, 결국 10만달러가 붕괴됐다. 약 3일 만에 10% 이상 떨어진 셈이다.

비슷한 시각 이더리움은 일주일 전보다 12.6% 하락한 3405달러를 기록했다. 그밖에 리플은 3.72%, 비앤비는 5.29%, 헤데라는 7.51% 각각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는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법·제도 마련에 대해서도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연준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다. 내년 경제전망에서 금리 인하 횟수를 4회에서 2회를 줄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승호 쟁글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 FOMC는 과열을 경계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라며 “상승 추세가 단기적으로 꺾인 것은 아쉽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연준과 달리 가상자산 산업에 친화적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정을 오히려 중장기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 블록체인과 AI 에이전트 결합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열풍이 불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밈코인인 고트세우스 막시무스(GOAT)를 시작으로 AI 에이전트 생성 플랫폼인 버츄얼 프로토콜, ai16z까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GOAT는 만들어진 지 13일 만에 바이낸스 선물 시장 상장에 성공해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버츄얼 프로토콜과 ai16z은 최근 한 달 동안 약 5배 급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AI 에이전트 열풍은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해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소유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는 누구나 토큰을 발행하고 자산을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AI 에이전트와 결합하면 자생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쉽다. AI 에이전트가 자체적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전송하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버츄얼 프로토콜과 같은 AI 에이전트 생성 플랫폼은 AI 에이전트를 토큰화하고 에이전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토큰을 다시 구매하거나 소각하는 데 사용되는데, 사용자들은 토큰을 구매해 실제 AI 에이전트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

밈코인으로부터 시작된 AI 에이전트 열풍은 이제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섹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황효준 쟁글 연구원은 “블록체인과 AI 에이전트의 결합이 가져올 혁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다만 아직 생태계가 초기 단계인 만큼, 실질적 가치 창출과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갖춘 프로젝트를 신중하게 분별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 랩트 비트코인 분쟁, 트럼프 가문 개입으로 새 국면?

코인베이스가 랩트비트코인(WBTC)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랩트 비트코인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WBTC 관리권의 3분의 2를 확보한 저스틴 선의 비트글로벌은 “코인베이스가 자사의 cbBTC(랩트비트코인) 채택을 장려하기 위해 WBTC를 부당하게 상장폐지했다”라며 10억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미 연방법원은 “회복 불가능한 피해 입증 실패”를 이유로 비트글로벌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랩트 비트코인은이더리움 등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대체 토큰이다. 1대1 비율로 비트코인과 교환되고, 탈중화금융(DeFi) 생태계에서 비트코인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교환 과정에서 본질인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담보해 줄 중앙 기관이 필요해 신뢰할 수 있는 업체 선정이 중요하다.

지난 11월 6일 대통령 당선 직전의 트럼프 후보 모습. /AP 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가문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WBTC에 1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코인베이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소 등 저스틴 선의 리스크를 앞세워 WBTC 상장폐지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cbBTC와 WBTC 모두 특정 기관이 관리하는 중앙화된 토큰이다. 분쟁의 핵심은 ‘누가 더 신뢰할 만한 주체인가’를 둘러싼 경쟁이지만, 트럼프 가문의 개입으로 시장의 자연스러운 평가보다는 정치적 역학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로스앵글(CrossAngle)은

Web3를 채택하는 회사 및 재단 대상으로 온체인 데이터 기반 필수 운영 설루션 및 신뢰 기반 커뮤니티 구축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을 운영 중이며 쟁글 리서치팀은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산업의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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