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폭염 다 견뎌야 한국 가전…극한 테스트, 삼성의 비밀기지

삼성전자 냉장고 '도어 개폐 시험' 장면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가전제품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품질 시험 과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0일 뉴스룸을 통해 삼성 품질 시험실 내부 및 제품 시험 과정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가전 품질 실험실에 들어서면, 일렬로 늘어선 냉장고들의 문이 초단위로 열고 닫히는 냉장고 도어 개폐 시험장이 있다.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방가전인 냉장고는 하루에도 문을 수차례 여닫는데, 이 과정에서 문 처짐이나 이상 동작,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수차례 열고 닫는 도어 개폐 시험을 통해 문제 발생 여부 등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옆방은 온도 테스트 시험장이다. 시험장 내 냉장고는 한겨울의 저온에서 폭염 수준인 40도 이상까지의 주변 온도 환경에서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지 성능을 평가 받는다. 외부 온도가 변화할 때 냉장·냉동실의 내부 온도가 목표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진 않는지 면밀히 파악한다.

냉장고 내부 온도 균일성을 검증하는 노치(온도 조절기) 시험도 이뤄진다. 오랜 기간 식재료들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선 내부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제품 내부에 주요 공간별로 열 전대를 설치하고, 실사용 온·습도 조건과 노치 온도 설정을 변경해가면서 냉장·냉동실 온도 데이터와 함께 선반 간 온도가 고르게 분포되는지를 살핀다.

자동 제빙 시스템이 탑재된 냉장고는 제빙 성능 시험을 거친다. 노치 설정, 주위 온도, 급수 수압 조건 등을 바꿔가며 다양한 사용 조건들을 가정해 만들어진 얼음의 양 뿐 아니라 상태 및 형상에도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삼성전자 세탁기 '주수 절연 시험' 장면 /사진제공=삼성전자

세탁기는 겨울철 혹한기에 대비한 테스트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세탁기는 베란다 등 옥외나 욕실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갑작스런 온도 변화나 물이 있는 환경에서 이상 없이 작동하는지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세탁기의 혹한기 시험은 북극 지역에 해당하는 저온과 우리나라 한여름 기온을 오가며 제품을 반복적으로 방치하고 주요 동작과 부품 등을 확인한다. 또, 온·고습 등 여러 실사용 환경에서 세탁기 물이 새지 않도록, 세탁기 내부에 물을 채운 상태로 경사진 곳에 기울여 24시간 이상을 방치하는 누수 시험도 거친다.

회전하는 노즐이 세탁기에 수십분 동안 물을 뿌리는 시험도 한다. 이는 세탁기 주변에 물이 있어도 안전하게 방수가 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주수 절연 시험으로, 충전부 수분 침투 여부와 습기에 의한 결로 현상이 있는지 등을 철저히 파악한다.

삼성전자 인덕션 등 전기쿡탑 '내구수명 시험' 장면

뜨거운 열을 사용하는 조리기기는 수명을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시험을 실시한다. 인덕션 등의 전기쿡탑 수명 예측을 위한 내구수명 시험 현장은 실사용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늘 뜨거운 수증기로 가득 차 있다. 일렬로 설치한 수십대의 전기쿡탑 위에 표준 용기들을 두고, 자동으로 물을 공급하면서 수십분간 가열과 쉼을 반복하는 시험을 수개월간 지속한다.

식기세척기는 바스켓 개폐 시험을 통해 제품 내 롤러를 수만번 개폐해 불량 유무를 살핀다. 식기들을 일반 사용 환경보다 더 많이 적재해두고, 상·하단 별도로 수만번 열고 닫아 롤러 이탈, 레일과 노즐 연결부의 변형 등을 확인한다.

삼성전자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도 언제나 사용자가 안심하고 가전제품을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품질 검증을 지속해 가전제품의 안전성과 내구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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