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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美 공화 의원들, 트럼프 위협에 반기...정부 셧다운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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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하원에서 부채 한도 폐지 등 트럼프 요구 반영한 예산안 표결
공화당에서 반대표 38표 쏟아지면서 부결
반대하면 불이익 준다는 트럼프 위협에도 불구하고 반란표 속출
20일 자정까지 처리 못하면 셧다운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미국 공화당의 마이크 존스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에서 새 예산안 표결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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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새 예산안 투표에서 무더기 반대표를 내면서 미국 정부의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자정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부분적으로 셧다운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원 공화당 38명, 트럼프 위협에 반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에 19일 미국 하원 표결에 상정된 새 임시 예산안은 찬성 174표, 반대 235표로 부결됐다. 현재 하원은 전체 430명(5명 결원) 중 공화당이 219명으로 민주당(211명)보다 많지만 이번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38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당론을 거부했다.

공화당은 올해 상반기부터 민주당 조 바이든 정부의 2025년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예산 통과에 반대했다. 이들은 트럼프 2기 정부를 대비해 트럼프가 직접 예산 편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단위 정규 예산안이 아닌 임시 예산안을 추진했다.

양당은 새 회계연도 시작일인 지난 10월 1일까지 차기 회계연도 예산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9월에 이달 20일까지 정부 지출을 기존 수준에 준해 유지한다는 내용의 3개월짜리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대선 및 의회 선거 이후 상·하원을 석권한 공화당은 계획대로 내년 3월 14일까지 유효한 추가 임시 예산안을 준비하고 민주당과 합의를 통해 17일 공개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성명을 올려 합의안을 비난했다. 그는 의회가 이번 예산안에서 정부의 부채 한도 상한을 더 높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 1939년부터 연방 정부가 국채 등으로 빚을 질 수 있는 금액에 상한을 설정했다. 미국 정부는 상한까지 빚을 지면 더 이상 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는 35조달러(약 5경711조원)를 넘겨 역대 최대 규모다.

트럼프는 "공화당 의원들이 저지른 가장 멍청하고 무능한 일은 미국이 2025년에 부채한도에 도달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부채 한도를 늘리는 것은 좋지 않지만 바이든 정부 때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채 한도 철폐 조항을 새 예산안에 집어넣으라며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에 대해서는 차기 경선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19일 인터뷰에서도 "임시 예산안은 여러 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이건 민주당의 덫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채 한도 폐지에 대해 "의회가 할 수 있는 가장 똑똑한 일"이라며 "민주당은 한도를 없애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들이 없애고 싶어 한다면 내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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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5월 31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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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까지 예산 처리 못하면 셧다운 불가피
친(親) 트럼프 계열로 알려진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은 18일 트럼프의 역정 이후 민주당과 합의를 깨고 새 예산안을 만들었다. 수정안에는 △3개월 시한의 임시 예산 편성 △2년간 부채 한도 폐지 △1000억달러 규모의 재난 지원 예산 △100억 달러 규모의 농민 지원 등이 포함되었다. 트럼프는 19일 새 예산안이 공개되자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도 미국을 위해 최선의 것을 해야 한다"면서 "오늘밤 이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뉴욕주)는 19일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공화당 극단주의자들은 여러분들의 노령연금을 낮추기 위해 부채 한도를 인상하길 원한다"면서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의 새 예산안에 대해 "어이없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나왔다. 공화당의 칩 로이 하원의원(텍사스주)은 19일 "나는 실질적 정부 지출 삭감 없이 부채 한도를 높이거나 부채를 늘리는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트럼프는 바로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로이는 재능은 없지만 야망만 큰 사람이다"라며 "텍사스주 공화당 경선에서 재능 있는 도전자들이 로이를 상대로 준비하길 바란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앞서 존슨에 대해서도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하원의장직에서 ?아낼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소속인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주)은 1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회 구성원이 아닌 사람도 하원의장이 될 수 있다는 규정을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차기 하원의장으로 추천했다.

미국 연방 정부는 만약 의회가 20일 자정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셧다운에 들어간다. 필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공무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서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트럼프 1기 정부였던 2018∼2019년에 발생한 5주간의 셧다운으로 인해 약 30억달러(약 4조3479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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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2월 21일 미국 워싱턴DC 국회 의사당 주변에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에 대비한 출입 제한 표식이 설치되어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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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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