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6600억에 정부 대출 7250억원
2028년 하반기 차세대 HBM 양산 목표
글로벌 기업 연이어 확정, 삼성만 남아
고환율 지속에 고민, 건설비 급증 부담
SK하이닉스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을 최종 확정지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경기 이천캠퍼스 [SK하이닉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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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2기 출범이 한 달 뒤로 다가온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을 최종 확정지었다.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만 남은 상황이다. 앞서 10조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급 받기로 했는데, 고환율 여파와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으로 당초보다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SK, 보조금 4.58억달러·저리대출 5억달러 확정=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반도체지원법(이하 칩스법)에 따라 SK하이닉스에 4억5800만달러(약 6600억원) 규모의 직접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8월 예비거래각서(PMT) 체결을 통해 약속받은 금액보다 800만달러 늘었다. 여기에 정부 대출 최대 5억달러(약 7250억원)도 지원받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4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약 38억7000만달러(약 5조6100억원)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을 포함한 AI(인공지능)용 메모리 반도체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에선 SK하이닉스의 이번 투자를 통해 약 1000개의 신규 일자리와 수백개의 건설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번 투자는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주에 첨단 패키징 시설을 구축해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한 공백을 메우는 데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디애나주 공장은 SK하이닉스의 첫 미국 공장이기도 하다. 2028년 하반기 HBM 양산을 목표로, SK하이닉스는 이곳을 거점 삼아 HBM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는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밀집해있다. 향후 구글, MS 등 여러 빅테크에서 AI 반도체를 출시하며 시장이 활성화하면, HBM 납품 확대를 위해 고객사와 밀접한 협력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TSMC도 미국 애리조나 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어서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 삼각동맹이 더욱 강화할 수 있다. 현재 TSMC는 SK하이닉스가 한국에서 생산한 HBM을 넘겨 받아 대만에서 최종 조립해왔다. 그러나 향후 SK하이닉스와 TSMC가 미국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면, 3사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생태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HBM4 양산을 목표로 현재 16단 HBM3E, HBM4 등을 개발 중이다.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HBM4E 등 7세대 이후 제품이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보조금 규모에 촉각…고환율 여파 불가피?=이번 SK하이닉스의 보조금 확정으로 주요 글로벌 기업 중 삼성전자만 최종 협상 완료를 남겨뒀다. 앞서 ▷인텔 78억6500만달러 ▷TSMC 66억달러 ▷마이크론 61억6500만달러 ▷글로벌파운드리 15억달러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이 최종 보조금 규모를 확정 지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임기 종료 전까지 모든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협상에 속도를 냈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조만간 보조금 지급 규모를 확정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고환율 여파 등에 따른 인건비·공사비 증가가 변수로 꼽힌다.
앞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440억달러(약 63조원)를 투입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 2곳과 첨단 패키징 R&D 센터를 구축한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약 64억달러(약 9조28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12.3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환율이 1450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까지 겹쳤다.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분간 고환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 건설비가 당초 보다 10조원 이상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 실적 부진에 따른 투자 속도 조절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삼성은 2021년부터 건설 중인 테일러 1공장의 가동시기를 당초 올해 7월로 잡았다가 2026년으로 연기했다. 파운드리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면 2027년까지 미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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