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30분간 연례 기자회견서 건재 과시
“우크라 전쟁으로 지난 2~3년간 웃음 잃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 도네츠크 지역에서 사람들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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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언제든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국영방송과 각종 소셜미디어로 생중계된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서 “언제 그(트럼프)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그와 대화한 지 4년도 넘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이 열린다면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언제든 우크라이나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화와 소셜미디어 등으로 사전 접수된 질문 250만여건 중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4시간 30분에 걸쳐 소화하며 특별군사작전 상황과 러시아의 경제, 국제 관계 등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블라지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열고 주먹을 불끈 쥐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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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에게 권력을 이양한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부탁대로 러시아를 잘 돌봤다고 생각하느냐는 영국 BBC 기자의 질문에 “나는 러시아를 지켰을 뿐 아니라 바닥에서 현재의 위치로 돌아오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주권이 없으면 러시아는 독립된 국가로 존재할 수 없다”며 “러시아가 우리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했다”고 역설했다.
미국 NBC 기자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시리아에서도 실패했다’고 지적하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서방의 예상과 달리 지난 2∼3년 동안 훨씬 더 강해졌다”고 반박했다.
또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초기에 설정한 주요 목표가 달성되고 있으며, 전선 전반에 걸쳐 전진하고 있다면서 전혀 우려하지 않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러시아 전체와 자신에 대한 시험이며, 자신은 지난 2∼3년 동안 농담과 웃음이 거의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정권이 반군에 몰락한 것이 러시아의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중동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소문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력을 자랑하면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타격 목표를 정해 서방의 미사일 방어 기술이 러시아의 최신 중거리 미사일인 ‘오레시니크’의 타격을 저지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자고 ‘결투’를 제안하듯 말했다.
하지만 특별군사작전을 계기로 러시아와 관계가 강화된 북한에 대한 질문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장악 중인 쿠르스크 영토를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쿠르스크 전투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중러 관계에 대해서도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우리는 국제 무대에서 활동을 매우 자주, 거의 늘 조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자이자 내가 친구로 여기는 시진핑 주석에게 안부를 전한다”며 친분을 자랑했다.
러시아의 문제점에 대해 인정하고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 사령관 이고리 키릴로프 중장이 모스크바에서 폭사한 것에 대해 그는 “우리의 관련 법집행기관과 특수 당국들이 이런 공격을 간과했다. 그들은 이 사건을 놓쳤다”며 러시아가 자랑하는 정보당국이 임무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의 출산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우리는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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