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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코스피 2% 가까이 급락
차준홍 기자 |
1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95% 내린 2435.9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89% 내리며 684.36을 기록했다. 닛케이225(-0.69%), 대만 자취안(가권) 지수(-1.02%), 상하이종합지수(-0.36%)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내렸으나,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다.
차준홍 기자 |
주가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8024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88억원, 5099억원을 팔아치우며 1조원에 가까운 매물 폭탄을 내놨다. 특히 전날까지 1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로 코스피를 떠받치던 기관마저 이날 ‘팔자’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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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1450원 밑으로...‘금융위기 수준’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은 ‘수퍼달러’에도 영향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 탓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을 넘어 연고점을 경신했다. 그러자 달러 대비 원화가치도 1달러 당 1450원을 넘어 1451.9원까지 떨어졌다(환율 상승). 원화가치가 1450원 선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달러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금리인하 속도조절’을 꺼내면서 한 층 강세를 보이고 있다. Fed는 18일(현지시간) 열린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0.25%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예상치인 4회(1%포인트 인하)에서 2회(0.5%포인트 인하)로 조절하겠다고 시사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물가 재반등 조짐과 고용 약화 가능성 완화에 내년 통화정책을 대폭 수정했다”며 “금리 불확실성에 미 증시가 급락했고, 높아진 금리 수준과 달러 강세는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가 예상을 크게 밑돈 점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2025년 2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에 매출은 79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53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 매출은 월가 전망치인 89억9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았고, EPS도 시장 전망치(1.92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28% 내린 5만3100원, SK하이닉스는 4.63% 내린 17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도액 1위, SK하이닉스는 기관 순매도액 1위 종목이었다.
김영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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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크게 하락했지만 “한국이 더 걱정”
정근영 디자이너 |
간 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도 각각 6000선과 20000선이 무너졌다. 하락폭도 S&P500은 지난 8월 이후, 나스닥은 5개월 만에 최대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자산에 투자하는 현상)’ 쏠림 현상이 일부 되돌아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가 빠르게 오른 만큼 한동안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미국 경기가 좋은 만큼 추세적으로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행이익 기준으로 S&P500은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S&P500의 최근 25년 평균 PER 수준이 17배인 만큼, 현재 주가가 기업 이익 대비 많이 오른 상태라는 의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ER이 22~23배 라는 건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4%대라는 의미고, 채권 금리가 그 이상으로 올라온 만큼 경계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증시 고점론에 대해서는 섣부르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이 수출 중심이라면 미국은 소비 중심인데, 내년 2% 성장률 등 경제가 좋은 만큼 당장 고점론을 우려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강한 미국 경제와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 한국 증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태홍 대표는 “한국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고, 관세 우려와 삼성전자 등 대표 반도체 기업들도 부진도 극복해야 한다”며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이 쉽게 (증시에) 들어올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박희찬 센터장 역시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보다 마이크론 전망이 한국 증시엔 더 큰 악재”라며 “반도체 업황 회복이 생각보다 더딜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 주가 상승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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