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 경악” 中구스다운, ○○털·○털 막무가내 재활용 ‘발칵’

중고 배드민턴 공으로 만든 ‘깃털’은 1kg당 4~5벌의 다운 재킷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웨이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배드민턴 셔틀콕을 비롯해 돼지털, 닭털까지 재활용해 만든 ‘가짜 다운재킷’이 유통되고 있다는 중국 현지 폭로가 나와 논란이다. 다량의 독성 접착제와 먼지 등 유해 물질이 포함될 수 있어 인체에 해롭고, 정상적인 오리털 패딩인 것처럼 판매된다는 점에선 소비자 기망이다.

중국 현지 매체인 대허바오는 다운재킷 업체들이 충전재용 중고 셔틀콕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셔틀콕에서 깃털 부분만을 분리한 뒤 분쇄해 실처럼 만든 비사(飛絲)를 충전재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중국중앙TV(CCTV)에서 지난달 말 초저가 다운재킷 제품이 비사를 충전재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논란을 촉발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이 비사의 출처를 찾기 위한 심층 취재에 나선 결과, 업계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셔틀콕 재활용의 실상이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재활용은 오리와 거위 깃털 가격이 최근 매년 1.5배 이상 오르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전국의 배드민턴 경기장 청소 담당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나 배드민턴 애호가들이 중고 셔틀콕을 모아서 이들 업자에게 판매해 현금화하고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셔틀콕의 깃털을 분쇄해 만든 섬유는 가늘고 질기다”면서 “패딩 충전재나 베갯속 등으로 활용할 때 복원력이 좋은 편”이라고 대허바오에 귀띔했다.

[웨이보]

또 다른 업자는 “닭털이나 돼지털도 분쇄해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있다”면서 “추가적인 표백 과정까지 거친다”고 덧붙였다.

가짜 다운재킷은 오리털·거위털로 된 충전재를 채운 것처럼 위장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언뜻 친환경적으로까지 보이는 ‘셔틀콕재킷’은 보온성과 가벼움 등의 지표에서 진짜 다운재킷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이 섬유에 붙어있다가 알레르기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초저가로 유통되는 아동용 다운재킷을 구입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한편, 중국에서는 거위·오리 농가들이 돼지 사육으로 옮겨가면서 셔틀콕을 만들 깃털도 부족해져 지난 7월에는 셔틀콕 가격도 20% 이상 급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