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포럼 연설에서 '암 백신'을 언급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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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암 백신 개발에 성공해 무료 배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8일(현지시각)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암 백신 개발 관련 첫 보도는 지난 15일 러시아 타스통신에서 나왔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암 관련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카프린 보건부 방사선 의학 연구 센터 사장은 이 백신이 2025년 초부터 환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백신은 여러 관련 연구센터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 알렉산더 긴츠버그 가말레야 국립 역학 및 미생물학 연구센터 소장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의 전임상시험에서 종양 발달과 잠재적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과학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학의 저명한 면역학자 킹스턴 밀스 교수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며 “과학 저널에서도 관련 논문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모두 알다시피 암은 여러 종류가 있다. 이 백신이 모든 암에 대한 보편적인 백신이라면 매우 회의적이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인조차도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RNA 백신은 신체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침습적인 것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기법으로, 현재 암 치료법과 관련한 mRNA 백신 개발과 임상 시험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의학 연구자선단체 라이프 아크의 소아암 책임자인 데이비드 젠킨스 박사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HPV 백신처럼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삼아 암을 예방하는 백신이 이미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mRNA 백신은 신체 세포가 특정 단백질 세포를 생성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면역체계가 이 단백질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하면 관련 세포를 죽이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라며 “개인화된 백신으로서 개인의 종양을 먼저 분석한 뒤 어떤 단백질이 돌연변이 됐는지 확인하고 mRNA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치료는 개인마다 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러시아 과학자들이 곧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암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래 기술 관련 포럼 연설에서 “소위 암 백신과 신세대 면역 조절 약물 개발이 가까워졌다”며 “곧 개인 치료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이 어떤 유형의 암을 타깃으로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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