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고서 살펴보니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 13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제보 내용을 밝히고 있다. 김 씨는 체포되어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는 등의 내용을 제보 받았다고 주장했다./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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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유튜버 김어준씨의 ‘한동훈 암살조’ 주장 등에 대해 “상당한 허구를 가미해 구성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김씨는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계엄군이 체포돼 이송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일 이재명 대표는 “충분히 그런 계획을 했을 만한 집단”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실은 발언 하루 뒤인 14일 김씨 주장이 대체로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이 대표에게도 보고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김씨 주장에 대해 “군사 정보기관에 대해 과거의 제한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기관의 특성을 악용해 일부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상당한 허구를 가미해 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총평을 내렸다. 사실과 거짓을 고의로 섞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주장 상당수가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하기 위한 사전 공작이라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계엄 이전에 발생해야 했는데, 이 중 계엄 이전에 실행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
◇”세부 내용 없이 주장만”
민주당은 김씨의 주장을 다섯 가지로 구분해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김씨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에서 받은 제보라며 “계엄군에게 체포돼 이송되는 한동훈 대표를 사살한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어준씨를 체포·호송하는 부대를 습격해 구출하는 시늉을 하다 도주하는 시나리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계엄군이 ‘암살조’를 운영해 한 전 대표를 사살하고, 야권 인사들을 체포한 부대와도 위장 교전을 벌이려 했다는 것이다.
◇”정확한 지식 없는 설정 오류”
김씨는 ‘계엄군 암살조’가 미군을 5명 정도 사살해 미국의 보복성 북한 폭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했다. 경기 성남의 국방정보본부 산하 부대 부대장이 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과 가까운 사이인데, 이 부대장이 계엄군 암살조의 부대 진입에 협조해 함께 근무하는 미군이 사살되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해당 부대는 계엄 당시 경계 근무 강화 지시를 두 차례 발령하는 등 부대 경계를 느슨하게 한 사실이 없고, 최근 시설 공사 때문에 당일 야간에 합동 근무하는 미군도 1명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해당 부대장이 내란 세력과 내통했다면 부대 실정을 이 정도로 몰랐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부대장이) 자기 부대 내에서 미군이 사살됐을 경우 발생할 후폭풍을 절대 감내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계엄군이 북한산 무인기에 북한 무기를 실어 공격에 사용하려 했다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무인기 무기 탑재 주장부터가 북한 무인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산 무인기는 대부분 자폭형이고 무기 탑재 가능 북한산 무인기는 작년에 공개된 ‘새별-9형’뿐인데, 이마저도 시제품 수준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김씨의 주장이 ‘북한 소행으로 위장’을 강조하려다 발생한 설정 오류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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