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STECH 이상민 교수·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베이커 교수 공동연구
이번 연구를 함께 수행한 이상민(왼쪽) 포스텍 교수와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포스텍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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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바이러스를 모방한 나노입자 AI 설계 연구 통해 유전자 치료기술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화학공학과 이상민 교수는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바이러스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를 모방한 새로운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18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바이러스는 둥근 공 모양의 단백질 껍질 안에 유전자를 담아 스스로 복제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주로 숙주세포에 침투해 질병을 일으키지만 이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를 모방한 인공 단백질 연구가 활발하다. 이렇게 개발된 ‘나노케이지(nanocage)’는 마치 바이러스가 숙주를 찾아 공격하듯 표적 세포에 치료용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존 나노케이지는 크기가 작아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유전자의 양이 한정적이었고, 구조가 단순해 실제 바이러스 단백질처럼 여러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전산 설계 기법을 도입했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대칭적인 구조로 되어 있지만, 미세하게 어긋난 부분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적 특징을 AI 기술로 설계함으로써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십이면체 등 다양한 형태의 나노케이지를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설계한 단백질들이 자기조립된 나노케이지 구조.[포스텍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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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로운 나노구조들은 네 종류의 인공 단백질로 구성되며, 여섯 종류의 독특한 단백질-단백질 결합 계면을 포함하는 정교한 구조를 형성한다. 특히, 지름이 최대 75nm에 이르는 정십이면체 구조는 기존 유전자 전달체보다 세 배 더 크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유전자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자현미경 분석 결과, 연구팀이 AI로 설계한 나노케이지들은 예상대로 정확한 대칭구조를 이루었으며, 기능성 단백질을 활용한 실험에서도 연구팀은 유전자가 나노케이지가 표적 세포까지 성공적으로 전달됨을 확인했다.
이상민 교수는 “AI의 발전으로 인류가 원하는 인공 단백질을 설계하고 조립하는 시대가 열렸다”며 “이번 연구가 유전자 치료제는 물론, 차세대 백신 등 다양한 의·생명 분야의 혁신적인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상민 교수는 2021년 2월부터 2년 9개월 동안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올해 1월 POSTECH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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