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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4.12.17.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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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른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종전에 비해 압박 수위를 낮추는 모습인데,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담당할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거부권 행사 시 곧장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태에서 추가 탄핵에 따른 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덕수 권한대행은 19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 △농어업 재해보험법 개정안 △농어업 재해대책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들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 시한은 오는 21일이다.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란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도 내년 1월 1일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정해야 한다.
당초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한덕수 권한대행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함이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소추를 검토하다 국정 안정을 이유로 철회했는데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탄핵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권한대행 총리에겐 인사권과 법률 거부권을 행사할 능동적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엔 압박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다. 황정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탄핵을 추진할 계획인지를 묻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상황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2024.12.18.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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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입장에선 무엇보다 한 권한대행이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해 임명권을 행사해 주는 게 중요한 만큼 한 권한대행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재는 국회 추천 몫인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마무리되지 않아 현재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6인 체제에선 헌법재판관 가운데 1명만 반대해도 탄핵 인용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탄핵이 기각된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헌재를 9인 체제로 만들어 윤 대통령 탄핵안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확산하고 있다"며 "의원들 사이에서도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했단 이유로 탄핵하면 헌법재판관 임명 시기만 늦출 수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을 행사할 때까지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 같다"고 전했다.
추가 탄핵에 대한 당 내부의 우려도 태도 변화의 이유로 꼽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 탄핵에 집중해야지 총리나 다른 사람들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전선을 흩트린다"며 "정국 전체를 안정시킬 책임이 원내 1당으로 넘어온 상태서 법안 하나 가지고 '뭘 하면 뭘 하겠다. 탄핵하겠다'고 하는 것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도 "개인적으로는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에 나서면 '야당의 거듭된 탄핵 선동'을 계엄령을 선포한 이유라고 밝힌 윤 대통령 명분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며 "윤 대통령 탄핵 시 치러질 조기대선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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