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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전·현 정보사령관, 계엄 이틀 전 롯데리아서 ‘선관위 장악’ 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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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상호 정보사령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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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를 앞두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햄버거 가게에서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등 비상계엄 관련 작전을 사전 모의했다는 군 관계자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



정보사령부 소속 정아무개 대령은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조사에서 “지난 1일 경기 안산의 상록수역 부근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이 문 사령관에게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관위 장악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이 자리의 참석자는 김아무개 대령까지 모두 4명이었다. 특수단은 이런 진술을 받아낸 뒤 이 점포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도 확보했다. 경찰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계엄을 준비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 특수단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6시간 전인 오후 4시30분께 문 사령관이 ‘사업(공작) 잘하는 인원 2개 팀, 팀당 15~20명을 소집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여론 조작 등 심리전이 계엄 계획의 일부로 포함돼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뒤 ‘장관 지시로 내일 아침 중앙선관위에 가야 한다. 도착하면 추가 임무가 내려올 것’이라고도 지시했다고 한다. 이때 소집된 부대원들은 문 사령관 지시로 사나흘치 속옷과 양말, 세면도구 등을 챙겨 대기했으나,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뒤 부대로 복귀했다.



정 대령은 또 노 전 사령관이 지난 11월 중순께 ‘공작 잘하는 인원 15명 명단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경찰에서 진술했다. 내란 기획자로 꼽히는 노 전 사령관이 11월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는 정황인 셈이다. 경찰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 및 정보사령부 쪽 관계자들과 계엄 관련 사전 논의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내란 혐의 등으로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단은 또 전날 수사 관할 논란으로 검찰이 긴급체포 건을 불승인하면서 풀려난 문 사령관 수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했다. 노 전 사령관과 비상계엄 선포 이전에 선관위 장악 등을 모의한 문 사령관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이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내란 혐의로 구속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 총장은 포고령을 발표하고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연락해 국회 통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 육군본부 참모 등을 중심으로 계엄사령부 편성을 준비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 등과 함께 ‘제2의 계엄’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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